KT 통신장애 소상공인 피해 큰데..."배상액 1,000원 안 될 것" 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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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통신장애 소상공인 피해 큰데..."배상액 1,000원 안 될 것" 실화?

입력
2021.10.26 08:00
수정
2021.10.2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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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섭 변호사 "KT 약관 배상액 소액으로 규정"
시간당 통신비 최대 8배까지…100원×8=800원
"KT 약관 무효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도 따져야"

25일 오전 11시 20분쯤부터 전국 곳곳에서 KT의 유·무선 통신 장애가 발생한 가운데 서울 노원구의 한 식당에 KT 접속 장애 때문에 현금 결제만 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KT 통신 장애로 많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장사에 차질을 빚으며 큰 불편을 겪었다. 그러나 이번 일로 자영업자가 받을 수 있는 배상액은 1,000원이 채 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KT 약관에 배상 규정이 나와 있지만, 워낙 소액으로 정해놨기 때문이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원단 납품업체에서 근무하는 정모씨와 경기 시흥시 물왕저수지 인근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25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자신들이 겪은 불편을 하소연했다.

이날 오전 11시 20분쯤부터 약 85분 정도 전국적으로 KT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 KT망을 사용하는 상점들은 결제가 이뤄지지 않았고, KT 데이터센터를 이용하는 일부 인터넷 서비스에도 영향을 미쳤다. KT의 인터넷·모바일·IPTV·전화 등 모든 서비스 장애는 순차적으로 복구됐고 오후 12시 45분쯤 완료됐다. (관련 기사 ☞ 툭 끊긴 KT인터넷 망..."문 안 열려요" "현금만 받아요" 아우성)

정씨는 "근무하는 도중 전산 업무를 봐야 하는데 인터넷이 완전히 먹통이 됐다"며 "저희는 납품업체라 (원단) 색깔이나 수량 확인을 바로바로 해야 한다. 전산을 들어갈 수 없어 아예 작업을 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사무실로 들어오는 전화까지도 불통이 돼 완전히 고립된 느낌이 들었다"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무서웠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25일 오전 11시 20분쯤부터 KT인터넷망이 전국 곳곳에서 장애를 겪었다. 사진은 이날 인터넷 연결이 끊어진 모바일과 PC화면. 연합뉴스

김씨는 "손님이 카드로 계산하려고 하는데 안 되니 처음에는 많이 당황스러웠다"며 "저희도 어떤 상황인지 모르니 처음에는 카드기가 안 된다고 했고, '현금이 없으면 나중에 계좌이체 해주셔도 된다'고 하니, 그 자리에서 현금을 주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처음에 당황해서 옆집 부동산 하시는 분이나 떡볶이 장사를 하시는 분한테 물어봤다"며 "다 안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KT에 전화했는데, KT도 전화 연결이 안 됐다"고 말했다.



엄태섭 변호사 "소상공인들, 손해 인과 관계 입증 쉽지 않아"

25일 오전 한때 KT의 '설정 오류에 따른 장애'로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중단됐다. 네트워크 접속 장애는 1시간 넘어 차례로 복구됐지만, 서비스 중단이 점심 시간과 겹치면서 전국 곳곳에서 피해 사례가 잇따랐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 모습. 연합뉴스

그러나 이들처럼 상인들이 직접적인 경제적 피해를 당했다고 해도 적절한 배상을 받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법무법인 오킴스의 엄태섭 변호사는 '법적으로 배상을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실상 쉽지 않을 것 같다"며 "굉장히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엄 변호사는 3년 전 KT 아현지부 화재 사건으로 인한 통신 장애 발생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당시 피해를 본 상인들은 위로금을 받긴 했지만, 법적 절차는 밟지 못했다. 그는 "그때 문제가 돼 협의체가 구성돼 소송까지 가려고 했지만, 국회의 중재로 마무리가 됐다"며 "실질적인 피해를 배상받지 못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는 복구하는 데 일주일 정도 걸려 불통된 시간 혹은 날짜별로 40만~120만 원 정도 범위 안에서 일괄적으로 정액 배상이 됐다""실질적으로 소상공인분들이 받은 손해와 인과 관계를 입증하는 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KT 배상 범위 지나치게 축소…배상 책임 강화 검토해야"

전국적으로 KT 유무선 통신 장애가 발생한 25일 광주 서구 농성동 한국건강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에서 건강 검진과 독감 예방접종을 접수하려는 시민들로 혼잡하다. 연합뉴스

KT가 라우팅 오류로 발생한 장애라며 과실을 인정했지만, KT 약관상 받을 수 있는 배상액은 소액 수준이라는 게 엄 변호사의 주장이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한 달 통신비를 시간당으로 계산, 사용하지 못한 시간에 대한 요금만 돌려받을 수 있다. 즉 약관에 나온 대로 계산하면 받을 수 있는 배상액은 1,000원 수준이다.

그는 "과실로 문제가 된 경우 (약관에) 배상 규정이 있는데 그 내용이 매우 소액"이라며 "예를 들어 한 달 요금이 7만5,000~8만 원이라고 하면 그걸 한 달, 30일로 나누고 다시 24시간으로 나눈다. 그러면 1시간 손해액이 100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약관에는 6~8배 정도(배상할 수 있다고 나오니)로, 1,000원이 채 되지 않는 금액"이라고 말했다.

엄 변호사는 "약관 외에 결제가 안 돼서 발생한 손해는 약관으로 해결이 안 된다"며 "개별적으로 특별 손해라는 걸 입증해야 하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엄 변호사는 통신 장애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강화하도록 관련 법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KT가 손해배상 범위를 지나치게 제한해 (회사가) 부담할 위험을 소상공인들에게 떠넘긴 측면이 있다"며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도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약관 자체를 무효로 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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