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객실에서 尹 휴대폰 등 확보
수년간 통화 녹음파일 보관 알려져
법조계 인맥 위법 동원 단서 '주목'
검찰이 '법조 브로커' 의혹을 받는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은신처를 최근 압수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은신처에선 윤 전 서장이 사용하던 휴대폰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서장은 수년 동안 전·현직 검사 및 판사들과 교류하면서 대화 녹음파일을 남겨둔 것으로 알려져, 그가 법조인들을 상대로 구명 로비를 시도한 정황이 드러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1부(부장 정용환)는 지난 22일 윤 전 서장이 머물던 서울 도심의 호텔 객실을 압수수색했다. 지난해 11월 사업가 A씨가 윤 전 서장의 로비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하자, 윤 전 서장은 인천 거주지를 나와 해당 호텔에 장기간 머물러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윤 전 서장의 인천 거주지를 지난달 10일 압수수색했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윤 전 서장 은신처에선 검찰 수사가 시작된 뒤 그가 수시로 연락처를 바꿔가며 사용하던 휴대폰 등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서장은 2013년 육류업자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을 때에도 여러 대의 차명 휴대폰을 사용한 적이 있다.
검찰 주변에선 윤 전 서장 휴대폰에서 수사 무마와 축소를 위한 각종 구명 로비 관련 내용이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윤 전 서장 지인들에 따르면, 그는 지난 수년 동안 통화하고 대화한 내용을 음성 파일과 녹취록 형태로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국세청 재직 당시 조사, 홍보, 정보 부서에 근무해 법조인과 언론인, 기업인 등과 네트워크가 잘 구축된 '마당발 스타일'로 알려져 있을 뿐만 아니라 주변에 자신의 인맥을 자주 과시했다. 법조계에선 그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보험용으로 녹음 파일을 보관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윤우진 전 서장은 8년 전 뇌물 혐의 수사를 받을 때에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사들과 경찰, 판사 등에게 연락해 수사의 부당함을 호소한 적이 있다. 윤석열 전 총장이 윤 전 서장 친동생인 윤대진 검사장에게 "형님(윤우진) 보고 나한테 전화 좀 하지 말라고 해라. 내가 보기엔 전화하는 게 안 좋다"고 말했다는 일화도 있다.
압수물 분석 과정에서 위법한 구명 로비 정황이 포착돼 검찰 수사가 확대될 경우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검찰은 현재 윤 전 서장이 주변 사업가들에게 고위 법조인 출신 변호사들을 소개해주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윤 전 서장이 사업가 A씨로부터 부동산 개발사업 관련 대관비 명목으로 1억 원 상당을 수수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도 주요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선 윤 전 서장 최측근 인사로 분류되는 최모(61)씨를 지난 19일 6억4,500만 원 편취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최씨는 윤 전 서장이 뇌물 혐의 수사를 받을 때 해외 도피를 도운 인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윤 전 서장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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