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패스 도입되면 진단검사 폭주 우려 ... "신속 PCR 검사 인정하자"

이전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백신패스 도입되면 진단검사 폭주 우려 ... "신속 PCR 검사 인정하자"

입력
2021.10.25 09:00
0 0

[위드 코로나 이렇게]? 손놓을 수 없는 진단검사

지난 21일 서울 강동구의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진단검사의학과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PCR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확진자 수가 아니라 치명률과 중증화율 위주로 코로나19를 관리한다 해도 진단검사 수요는 줄지 않고 오히려 더 늘어날 것이라고 봐야 한다. 백신패스 도입을 감안하면 신속PCR검사를 인정해줘야 한다."

25일 전문가들은 이렇게 입을 모았다. 다음 달부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전환해 확진자 수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게 곧 '확진자 수 정도야 늘어난다 해도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니야'라는 뜻은 아니라는 경고이기도 하다.

22일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구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 단계로 전환됨에 따라 창원시가 21일 임시선별검사소 운영중단 계획을 밝히는 등 임시선별검사소 운영도 앞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1


확진자 늘고, 백신패스까지 ... 검사 수요 폭증

요인은 두 가지다. 하나는 확진자 규모 자체의 중요성이다. 확진자 규모가 불어난다면, 비율은 떨어질지 몰라도 중증으로 진행되거나 사망에 이르는 환자 수 자체는 자연스레 늘어난다. 확진자 수가 2,000명 선을 넘자 최근 사망자 수가 20명 선을 넘나드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방역당국은 위드 코로나 전환 뒤 하루 확진자 수가 최대 5,000명대까지 이를 수 있다는 계산을 내놓은 바 있다.

다른 하나는 백신패스 도입 논의다. 정부는 자영업자 등의 타격을 줄이고, 미접종자를 감염에서 보호하기 위해 백신 미접종자가 주점, 유흥시설 등 고위험 시설을 드나들 땐 유전자 증폭(PCR) 검사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런데 PCR 음성확인서의 유효기간은 3일이다. 이런저런 사유로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은 최악의 경우 바깥 볼 일이 있어 어디 나다니려면 3일마다 PCR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그간 우리나라의 PCR검사 역량은 꾸준히 증대됐다. 지난해 3월에는 진단검사를 하루에 소화해낼 수 있는 양이 최대 2만 건 수준이었다. 하지만 추석 연휴 직후인 지난달 23일, 대유행을 우려한 방역당국이 검사역량을 총동원했을 때 하루 64만1,029건의 진단검사를 소화해낸 바 있다.

하지만 확진자 수가 불어나고 미접종자들의 수요까지 넘치면 진단검사에 병목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이혁민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현재 백신 1차 접종도 하지 않은 18세 이상 약 340만 명인데, 이 가운데 절반 정도라도 3일마다 검사 받는다 하면 우리가 소화해낼 역량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45분 만에 결과 나오는 신속PCR 늘려야

대신 전문가들은 신속PCR검사를 인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PCR검사는 검사 뒤 결과를 받아보는 데 하루에서 이틀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신속PCR은 기존 PCR과 검사 방법은 같지만 유전자 증폭 시간을 줄인 검사 방식이다.

현재 코로나19의 경우에는 PCR검사가 원칙이고, 신속PCR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정확도가 들쭉날쭉하는 등 다소 불안정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 지금 신속PCR은 기존 PCR검사를 해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진득하니 기다리기 어려운 응급 수술 환자들에게만 적용된다. 그나마도 국산은 정확도 문제로 잘 안 쓴다.

김재석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진엑스퍼트 같은 외국산 신속PCR 시약의 경우 정확도가 기존 PCR 검사 대비 97%로 높고 검사 결과도 45분 만에 나온다”며 "이 정도 수준이면 굳이 두 번 검사할 필요 없이 신속PCR 검사 결과를 인정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우리나라가 기존 PCR검사 시약을 너무 잘 개발해놓는 바람에 신속PCR검사 시약 개발에 손을 놓은 측면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혁민 교수도 “한국의 신속PCR 시약 성능이 외국 제품에 비해 떨어져 의료현장에선 외국산을 많이 쓰는 편"이라면서 "정부가 신속PCR 시약 부분에 대한 투자를 늘려 이를 기반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더 손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21일 서울 성동구 한림대 강동성심병원에서 김재석 진단검사의학과 교수가 코로나19 PCR 검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자가검사 키트도 마지막 카드로 준비

위드 코로나 시대에는 자가진단 키트도 검토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물론, 여기에는 많은 우려가 따라붙는다. 자가진단 키트는 비숙련자인 환자 본인이 검체를 채취해서 검사하는 데다, 정확도가 낮은 신속항원검사 방식이라서다.

이혁민 교수는 "능숙한 의료진이 신속항원검사를 해도 정확도가 20~40% 수준에 그칠뿐더러, 능숙하지 않은 일반인이 스스로 검체를 채취해 검사했을 때 한쪽 콧구멍에서는 음성, 다른 콧구멍에서는 양성이 나온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확진자 규모가 엄청나게 불어날 경우, 어쩔 수 없이 자가진단 키트를 활용해야 할 수도 있다. 김재석 교수는 “48시간 안에 PCR 검사 결과가 나오지 못할 정도로 환자가 늘어나면, 자가검사를 한 후 양성이 나오면 진료소를 찾아 다시 검사를 받는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고위험시설에서 자가검사 키트를 사전예방용으로 활용하자는 제안도 내놨다. 천 교수는 “유흥업소 같은 곳에 자가검사 키트를 두고 입장 전 한 번 더 검사하는 방식을 쓰면 코로나19 전파를 막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라이브 이슈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