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9월 가입자 증가 27만명... 2015년 이후 가장 많아
시중보다 높은 금리·추첨제 물량 확대 등이 배경
지난달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가 42개월 만에 20만 명 이상 증가했다. 추첨제 분양 물량이 늘어나자 '바늘구멍'이라도 뚫어 보려는 무주택자들이 다시 청약통장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2,680만7,886명으로 지난달(2,653만4,907명) 대비 27만2,979명 증가했다. 재가입이나 해지는 극히 일부라 대부분 신규 가입자로 파악된다.
한 달 동안 청약통자 가입자가 20만 명 넘게 늘어난 것은 2018년 3월(21만2,757명)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청약통장 신규 가입이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일원화된 2015년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증가율은 2016년 이후 줄곧 하락세였다. 2016년 10.0%였던 증가율은 2017년 8.3%, 2018년 7.9%, 2019년 5.2%까지 내려갔다. 가입자 수도 2016년 169만 명에서 2019년 119만 명으로 줄었다.
정부가 청약제도를 무주택자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유주택자들이 청약통장에 느끼는 매력도가 감소한 데다 "가입할 만한 사람은 이미 가입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당첨 가점이 치솟으면서 확산된 '청약통장 무용론'도 원인 중 하나였다.
하지만 지난해 가입자가 180만3,055명 늘어나며 연간 증가율이 7.2%로 다시 높아졌다. 2019년 중반부터 이어진 기준금리 인하로 일반 예적금보다 금리가 높은 청약종합저축(연 1.8%) 계좌 신규 개설이 늘어난 것이다.
올해 하반기에도 높은 증가율이 이어지고 있다. 가점이 낮아도 당첨이 가능한 추첨제 물량이 늘어난 게 가입자 증가의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가점이 낮아도 당첨 가능성이 있는 민간 '로또청약' 물량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투기과열지구에서 전용면적 85㎡ 초과 아파트는 50%가 추첨제로 분양이 이뤄지는데, 청약통장이 있어야 청약이 가능하다. 지난달 분양한 서울 강동구 'e편한세상 강일 어반브릿지'는 일부 공급물량에 추첨제가 적용되면서 1순위 청약에 13만 명이 몰리기도 했다.
3기 신도시 청약 때 추첨제 물량이 증가해 신규 가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민간분양의 신혼부부·생애최초 특별공급 물량 중 30%를 추첨으로 돌리는 '청약 특별공급 개편안'을 지난달 발표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시중금리에 비해 금리가 높은 데다 '분양'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가입자가 다시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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