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낮은 시청률 속에서도 데뷔조를 향한 높은 기대와 글로벌 화제성을 구가하는 비결은 뭘까.
최근 엠넷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오는 22일 파이널 무대를 앞둔 '걸스플래닛999 : 소녀대전'(이하 '걸스플래닛999')는 방송 이후 한 번도 시청률 1%대를 돌파하지 못한 채 0점대 시청률을 맴도는 중이다.
지난해 방송됐던 '아이랜드(I-LAND)' 역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총 12부작 가운데 아이랜드가 기록한 자체 최고 시청률은 1.3%였다. 과거 엠넷에서 선보였던 '프로듀스 101' 시리즈가 평균 3~5% 시청률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선 사뭇 아쉬운 수치다.
하지만 이같은 지표가 엠넷 아이돌 오디션의 침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이전보다 더욱 공고해진 팬덤은 데뷔조 탄생을 향한 뜨거운 관심을 이어갔고, 이를 기반으로 각 데뷔조는 각종 글로벌 차트에서 신인답지 않은 역대급 성적을 기록하며 순탄한 인기 행보를 걷게 됐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아이랜드' 시즌1을 통해 탄생한 데뷔조인 그룹 엔하이픈(ENHYPEN)이다. '아이랜드' 역시 파이널 방송 당시 글로벌 온라인 생중계 누적 시청자 수 4,400만 명 이상을 기록했고, 방송 내내 각종 글로벌 SNS 및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화제를 모으며 데뷔조에 대한 기대를 모았다.
그리고 베일을 벗은 데뷔조 엔하이픈은 첫 앨범으로 단숨에 선주문량 30만 장, 누적 판매량 50만 장 돌파라는 기록을 세우며 역대급 데뷔에 성공했다. 데뷔 12일 만에 연말 시상식 신인상을 휩쓸며 입지를 다진 이들은 두 번째 앨범으로 자체 최고 판매량을 기록한 것은 물론,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18위로 첫 차트인까지 성공했다. 이후 발매한 첫 정규 앨범은 초동 81만 장을 돌파하며 K팝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방송 당시 시청률은 낮았을지언정, 글로벌 팬덤의 응집력은 더욱 높아진 모양새다.
이는 상대적으로 대중성은 낮더라도 탄탄한 팬덤이 있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은 아이돌 시장의 특성이 제대로 묻어나는 결과다. 플랫폼의 다양화와 SNS·커뮤니티 등을 통한 2차 소비가 활성화 된 아이돌 팬덤 시장의 특징 역시 이를 가능케 한 이유 중 하나다. 또 전 세계적으로 높아진 K팝에 대한 관심과 시청자가 그룹을 '육성'하고 '데뷔' 시키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데뷔조와의 애착 관계 역시 이에 일조한다.
낮은 시청률을 딛고 최고의 아웃풋을 만들어낸 '아이랜드'의 사례는 향후 엠넷이 선보일 타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미래와 그리 다르지 않아 보인다.
최근 '걸스플래닛999'의 생존자 순위를 결정했던 2차 글로벌 투표에는 무려 4,365만여 명에 달하는 K팝 팬들이 참여했고, 미션을 통해 선보여진 신곡들은 빌보드 재팬을 비롯해 각종 글로벌 음원 차트 최상위권에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프로그램 영상 누적 조회 수 역시 총 4.1억 뷰를 돌파한 상태다. 0%대 시청률에도 데뷔조에 대한 기대는 뜨겁다.
'아이랜드'의 경우 엔하이픈의 성공적인 데뷔에 힘입어 내년 상반기 시즌2 론칭까지 확정했다. 9월 말부터 지난 10일까지 진행됐던 오디션 서류 접수에는 무려 14만 명이 지원한 가운데, 벌써부터 '아이랜드2'로 탄생할 빌리프랩의 새 걸그룹에 대한 기대가 치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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