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화장품 시장에 발 들이는 제약사
기존 화장품 업계까지 뛰어들어 시장 과열
전문성 높지만 유통망 취약… 제약사 승산은
상처 치료제의 양대산맥 마데카솔과 후시딘이 이번엔 기능성 화장품 '더마 코스메틱' 시장에서 맞붙었다. 지난 8일 출시된 동화약품의 후시드 크림이 일찌감치 시장에 안착한 동국제약 마데카 크림의 아성에 도전하는 모습이다. 종근당건강의 '닥터 락토', GC녹십자웰빙의 '분자' 등 다른 제약사도 속속 관련 브랜드를 론칭 중이다.
18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칸타르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5,000억 원이었던 국내 더마 코스메틱 시장 규모는 2019년 1조원 규모로 2배가량 성장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피부 관리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가 커지면서 향후 시장은 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LG생활건강 등 기존 화장품 강자들도 달려들면서 더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치료제 성분 들어간 화장품… 신뢰도↑
제약사 화장품의 강점은 이미 입증된 제품력에 있다. 기존에 잘 팔리는 의약품 성분을 활용하니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기 쉽다. 2015년 출시된 마데카 크림은 마데카솔의 주성분인 '센텔라아시아티카'(병풀) 추출물을 함유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후시드 크림도 후시딘의 핵심 성분인 후시덤이 38.9%로 고함량 함유됐다고 강조해 이목을 끌었다.
새살이 돋아나는 상처치료제와 같은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하니,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 '마데카 크림 액티브 스킨 포뮬러'는 출시 이후 지난 8월 기준 누적 판매량이 2,700만 개, 매출액은 2,200억 원에 달했다. 후시드 크림은 GS홈쇼핑 첫 출시 행사에서 1초당 8.2개꼴로 팔리며 목표 판매 수량보다 263%를 초과 달성했다.
통상 5~10년 이상 걸리는 신약 개발보다 제품 개발이 수월한 것도 진입장벽을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는 의약품 연구·개발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력을 응용해 화장품 개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며 "오랜 의약품 생산 경험으로 품질관리도 까다로워 소비자 신뢰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업체와도 경쟁… 승산 있을까
더마 코스메틱은 기존 화장품 업계에도 매력적인 분야다. 국내와 더불어 중국 등 해외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P&S인텔리전스는 해외 더마 코스메틱 시장이 연평균 6.5% 성장해 2024년 763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9월 그룹 내 더마 코스메틱 계열사인 에스트라를 흡수합병했다. 2017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에스트라는 지난해부터 중국 최대 온라인 플랫폼인 티몰에 입점하며 입지를 키우고 있다. LG생활건강의 CNP 차앤박화장품은 온라인 판매 채널 중심으로 중국을 공략해 지난 6·18 중국 쇼핑행사에서 매출이 전년 대비 57% 증가했다.
제약사로선 화장품 업계가 오랜 기간 다져놓은 유통망, 마케팅 기법을 넘어 유통 판로를 뚫는 게 과제로 떠올랐다. 아직은 자사몰 판매가 어려운 구조라 주로 홈쇼핑 등에서 제품을 출시해 소비자 접점을 높이고 있다.
마데카 크림은 해외시장 문도 두드리고 있다. 동국제약의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는 "지난해 중국, 일본, 미국 등 3대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 거래선을 정비하고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구축하는 작업 중"이라며 "중국은 내수시장 호전에 따라 티몰 등 유명 온라인 플랫폼과 오프라인 매장 200개 점포 이상 입점을 완료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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