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택매매·전세 소비심리지수 5개월 만에 하락
가계 대출 조이기·사전청약 영향
전문가들 "아직 주택 가격 안정세로 보긴 일러"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던 부동산 시장의 소비심리가 한풀 꺾였다. 정부의 강력한 가계 대출 조이기와 주택 공급 확대 정책에 수도권의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되는 양상이다.
18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5.7포인트 하락한 142.7이다. 지난 4월 133.1로 저점을 찍은 이후 7월과 8월 두 달 연속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치솟던 지수가 5개월 만에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인천이 153.9에서 146.4로 7.5포인트 하락하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어 △서울(148.9→142.8)이 6.1포인트 △경기(146.8→141.8)가 5포인트 내려갔다.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국의 가구와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주택 가격 및 거래 동향을 물어 산출한 지표다. 0에서 200 사잇값으로 표현되고 △하강(95 미만) △보합(95 이상 115 미만) △상승(115 이상)의 3단계로 세분화된다.
전세시장의 소비심리도 둔화됐다. 지난달 수도권 주택전세시장 소비심리지수가 전월 121.9에서 120.9로 소폭 하락한 가운데 인천을 제외한 서울(122.9→121.4)과 경기(121.6→120.5)의 지수가 5개월 만에 떨어졌다.
이는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관리 방침과 금리 인상 영향이 크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가시화한 8월 이후 수도권의 매수우위지수는 125.2(8월 16일 기준)에서 지난주 100.6까지 하락했다. 특히 서울은 2주 연속 기준선(100)을 밑돌았다. 매수우위지수는 100 미만일 경우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다는 의미다.
이에 더해 1차의 두 배가 넘는 물량의 2차 수도권 공공택지 사전청약이 이달 예고되면서 실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당장의 소비심리 위축을 집값 안정화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양도소득세에 부담을 느낀 집주인들의 '버티기'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신고가 위주의 호가 상승이 지속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매수 관망세가 지속되면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겠지만 전세시장 불안이 잡히지 않고 유동성도 여전히 풍부한 편"이라며 "아직은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는 수준의 제한적 효과에서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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