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순 우기 6~9월에 해마다 사상자 발생
'안전 장치' 습지·호수 사라져 피해 커져
인도 남부 지역에 수일간 이어진 폭우로 산사태 등이 발생하면서 최소 27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현지 매체들이 18일 보도했다. 피해 지역은 6월 중하순부터 9월까지 이어지는 몬순 우기에 해마다 사상자가 발생하는 홍수 취약 지역으로 꼽힌다.
인도 매체 더힌두 등에 따르면 남부 케랄라주(洲)에서 15일부터 연일 폭우가 쏟아져 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피해가 가장 큰 코타얌 지구에서 전날까지 13명이 산사태로 숨졌고, 인근 이두키 지구에서도 시신 8구가 수습됐다. 실종자 수도 많아 앞으로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도로 유실로 고립된 마을도 늘어나고 있다. 전기가 끊긴 마을도 적지 않다. 1,200여 가구의 4,700명이 대피소 150여 곳에 몸을 피한 상태다. 피해 지역 상황을 담은 영상을 보면 홍수로 범람한 지역에 갇힌 버스 승객들이 구조되고, 해안 마을에 고립된 이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어선도 동원됐다.
무려 44개의 강이 지나가는 케랄라는 각종 개발로 홍수에 더 취약한 지역이 됐다. 영국 BBC방송은 "도시화와 건설 사업 증가로 홍수의 안전장치 역할을 했던 습지와 호수가 사라진 후, 케랄라에서 폭우가 홍수와 산사태를 일으키는 것은 이제 드문 일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2018년에는 100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내려 약 500명이 사망하고, 10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같은 해 연방정부의 평가 결과, 케랄라는 홍수에 가장 취약한 10개 주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는 총 28개 주와 9개 연방 직할지로 이뤄져 있다.
주정부는 코타얌 등 5개 지구에 국가재난대응군(NDRF) 5개 팀을 추가 배치하고, 산사태 피해 주민들에게 각 40만 루피(약 631만 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인도 기상청은 남동부 아라비아해와 케랄라 상공에 있는 저기압으로 인한 폭우가 이날부터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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