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과 손잡고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시장 진출
규모의 경제 만들어 넷플릭스-디즈니와 경쟁
기업공개도 진행...콘텐츠 투자 '총알' 확보
토종 동영상 실시간재생서비스(OTT) 업체인 티빙이 해외시장 공략에 발벗고 나선다. '오징어 게임' 성공 등으로 형성된 K콘텐츠 한류 바람에 적극 편승한다는 방침에서다. 특히 한류 콘텐츠를 무기로 일본, 대만 등에서 본격적인 가입자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티빙은 이를 위해 일본과 동남아 시장에서 '국민 메신저'로 자리매김한 라인과 세계 TV 판매 1위인 삼성전자와 손을 잡았다.
CJ ENM의 계열사 티빙은 18일 출범 1주년을 맞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중장기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CJ ENM은 OTT 사업을 키우기 위해 지난해 10월 티빙을 분할, 독립법인으로 출범시켰다. 이후 JTBC스튜디오와 네이버가 각각 지분투자를 하며 세력을 키우고 있다.
티빙에 따르면 CJ ENM의 핵심 콘텐츠와 함께 티빙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 방영하면서 1년 사이 가입자가 3배 이상 증가했다. 양지을 티빙 공동대표는 "올 1~9월 티빙 전체 시청자 중 75%가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를 1회 이상 시청했다"며 "결국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가 늘면 늘수록 유료 고객이 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티빙은 향후 핵심 오리지널 콘텐츠를 대거 추가하면서 국내 1위 OTT 업체로 올라서겠다는 각오다. 이명한 티빙 공동대표는 "인기 시리즈의 후속작을 내놓는 등 프랜차이즈 지식재산권(IP) 확보 전략을 본격 가동하고 네이버와 제휴해 인터넷만화(웹툰)나 인터넷소설(웹소설) 등 원천 IP를 활용한 콘텐츠를 제작할 것"이라며 "저변 확대를 위해 다큐와 애니메이션도 내년부터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국내 OTT 업체들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OTT 업체들은 가입자 1억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 제작에 나서는 만큼, 블록버스터급 제작비 투자도 가능하다. 반면 국내 OTT 업체들은 국내 수백만 가입자를 대상으로 사업에 나선 만큼, 자금력에선 밀릴 수밖에 없다. 최근 제작된 오징어 게임만 해도 편당 제작비가 30억 원에 육박하면서 국내 드라마 제작비의 5~6배에 달한다. 해외 OTT 서비스의 콘텐츠에선 몰입을 깨는 간접광고(PPL) 장면이 없는 이유다.
양 대표는 "내년 중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선진 시장에 진출하고 2023년에는 미국을 포함해 10개국 이상 글로벌 서비스에 나설 것"이라며 "이를 위해 라인과는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해 논의하고 있으며 현지 미디어 콘텐츠 업체들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정 라인플러스 대표는 "라인의 글로벌 사업 역량과 강력한 K콘텐츠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는 티빙의 콘텐츠 제작 역량을 결합한다면, 양사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OTT 플랫폼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티빙은 또 삼성전자 스마트TV에 티빙 응용소프트웨어(앱)의 기본 탑재 방안 등도 논의하고 있다.
티빙은 넷플릭스 등과의 콘텐츠 제작 경쟁을 위해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티빙은 올해 초 2023년까지 3년간 4,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양 대표는 "이 과정을 통해 추가적으로 마련한 실탄을 무기로 글로벌 진출을 위한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며 "글로벌 확장을 통해 우리가 필요로 하는 스케일을 확보한 뒤 다시 콘텐츠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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