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 기업인, 3000만원 희사로?
준비한 음악회 못 연 아쉬움 달래
충북 예술인들이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생활중인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들에게 3,000만 원 상당의 생필품과 지원금을 기탁한 사연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사단법인 충북예총(회장 김경식)은 15일 진천군청을 찾아 특별기여자를 위한 생필품을 전달했다고 17일 밝혔다. 기탁 물품은 운동화 300켤레와 청소기 80대, 스팀다리미 20개와 진천산 농산물꾸러미 등이다. 예총은 1,000만 원의 정착 지원금도 함께 기탁했다. 물품과 기금을 합치면 모두 3,000만 원 상당이다.
충북예총은 애초 특별기여자를 위로하는 작은 음악회를 준비했다. 타국에서 외롭게 생활하는 이들의 상처를 보듬고, 한국에서의 새 삶을 응원하기 위해 이달 중 인재개발원 야외 잔디구장에서 음악회를 열기로 계획했다. 예총 회원들은 “충청도 예술인의 인심을 보여주자”며 연습에 매진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아, 음악회는 개최하지 못하는 쪽으로 결정이 났다.
음악회는 무산됐지만, 이 소식을 접한 한 지역 기업인의 기부로 특별기여자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이어갈 수 있었다. 송기호 금성개발 회장이 "음악회를 못 여는 대신 아프간 분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을 선물하자"며 3,000만 원을 쾌척한 것이다. 이 기부금으로 예총은 인재개발원을 통해 특별기여자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파악한 뒤 직접 물건을 구입해 기부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지역에서는 송 회장의 통 큰 기부가 새삼 회자되고 있다. 송 회장은 지역 취약계층을 위해 매년 수천만 원의 성금을 기탁하고 있다. 2004년 진천의 한 초등학교에 1억 원의 장학기금을 출연한 데 이어 매년 2,000만~3,000만 원의 장학금도 내놓고 있다. 지난해에는 독립운동가 이상설 선생 기념관 건립에 써달라며 5,000만 원을, 이후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6,500만 원을 진천군에 기부했다. 끊임없이 나눔을 실천하면서도 그는 선행을 외부에 드러내지 않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김경식 충북예총 회장은 "기업인의 '보이지 않는' 기부 덕분에 충북 예술인의 나눔 정신을 전할 수 있었다"며 "특별기여자들이 충북에서 희망찬 미래를 꿈꾸며 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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