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유동규가 사장, 이재명 시장 당선돼야 우리 사업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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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남욱 "유동규가 사장, 이재명 시장 당선돼야 우리 사업 유리"

입력
2021.10.15 20:34
수정
2021.10.15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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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욱-원주민 회의록 입수>
"이재명이 되면 사업 급속도로 진행될 것 같다"
이재명 후보가 '토건세력' 비판한 부동산 업자들
사업 성공 위해 오히려 2014년 이 후보 재선 지지
유동규는 본부장까지 사임하고 재선 위해 총력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가 미국 출국 직전 가계약했다는 서울 서초구의 건물 외경.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남욱(48) 변호사가 2014년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재선이 사업에 유리하다고 대장동 주민들에게 여러 차례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후보가 '토건 비리세력'이라고 날을 세웠던 민간 사업자들이 오히려 이 후보 당선을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15일 한국일보가 입수한 57분 분량의 '대장동도시개발추진위원회(추진위)' 녹음파일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2014년 4월 30일 대장동 원주민들과 만나 1시간 가까이 대화했다. 이 자리엔 대장동 특혜 의혹의 또 다른 '키맨'으로 꼽히는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53) 회계사도 있었다.

남 변호사와 원주민들은 두 달 뒤 치러질 성남시장 선거에 큰 관심을 보였다. 재선 도전을 선언한 이 후보에 맞설 새누리당 후보로 신영수(70) 전 국회의원이 결정되기 직전이었다.

남 변호사는 "(곧 있을) 선거가 중요하다"며 "새누리가 (당선) 되면 민영화한다는 말이 많다"고 했다. 그는 "이재명이 되면 사업이 급속도로 진행될 것 같다. 사업과 관련해선 이재명이 훨씬 유리하다"고도 강조했다.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는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지냈던 유동규(52)씨와 '한 배'를 타고 민관합동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었다. 한 원주민도 "시장 선거엔 관심 없었는데 다른 판(새누리당 후보 당선)이 벌어지면 몇 년 더 걸린다고 한다"며 "이재명이 되면 일이 빨리 될 수 있다고 하니 우리가 살기 위해 (이재명 찍어달라고) 친구들에게 부탁한다"고 말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들. 왼쪽부터 남욱 변호사,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연합뉴스·뉴시스

녹음파일을 살펴보면 유동규씨가 이재명 후보의 성남시장 재선에 발 벗고 나섰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한 원주민이 "유동규씨는 요즘 뭐하느냐"고 묻자, 다른 원주민은 "(성남도시공사) 기획본부장 나와 이재명 캠프에 가서 일하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 유씨는 2014년 4월 14일 기획본부장에서 사임했다가 이 후보가 재선한 직후인 7월 17일 그 자리로 돌아왔다. 이재호 새누리당 성남시의회 의원은 그해 10월 21일 열린 성남시 행정기획위원회에서 "성남도시공사 기획본부장은 유동규를 위한 자리냐"고 질타하기도 했다.

남욱 변호사는 이재명 후보가 재선되면 유동규씨가 성남도시공사 사장이 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그가 "제가 듣기론 다시 (이재명 후보가) 재선되면 (유동규씨의) 공사 사장 이야기가 있다고 들었다"고 말하자, 한 원주민은 "황무성 (당시 성남도시공사 사장)은 낙동강 오리알이냐. 몇 달 써 먹고 마느냐. 그래도 공채 채용한 사람인데"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다른 원주민이 "(공채는) 형식적인 것"이라고 답했고, 남 변호사 역시 "(황 사장은) 사임하면 되죠"라고 호응했다. 당시는 황무성(71) 사장이 성남도시공사 초대 사장으로 취임한 지 4개월도 안 된 시점이었다.

남 변호사는 "공사가 전권을 행사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라며 "이재명이 시장이 되고 유동규가 사장이 되면"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 원주민이 "그렇게 되면 (아주) 시나리오가 (좋다)"며 "이 '판 떼기'는 그럼 끝난 것이나 다름 없다"고 동조했다.

황무성 사장은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선정 직전(2015년 3월 26일)인 2015년 3월 11일 갑자기 사임했다. 임기를 1년 6개월이나 남긴 시점이었다. 이후 황호양(63) 사장이 그 해 7월 9일 취임하기 전까지 약 4개월 동안 유동규씨가 사장 직무대리를 맡아 대장동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유씨가 사장 직무대리를 맡았을 때 민간사업자가 선정됐고, 초과수익 환수조항이 배제된 사업협약과 주주협약이 통과됐다.

윤태석 기자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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