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달러 넘은 유가에 인플레 공포 확산... 환율 1200원 터치, 코스피 2900선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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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달러 넘은 유가에 인플레 공포 확산... 환율 1200원 터치, 코스피 2900선 위협

입력
2021.10.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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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텍사스산원유, 7년 만에 최고치 기록
환율, 15개월 만에 장중 '1,200원' 터치
코스피, 한때 2,901.51까지 밀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국제유가가 7년 만에 최고치인 80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원유는 전장보다 1.5% 오른 배럴당 80.52달러에 거래됐다. 80달러 선을 돌파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12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서 기름이 판매되고 있다. 뉴시스

원유 가격이 7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는 등 원자재 가격 불안발 인플레이션 공포가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물가와 직결되는 천연가스·석탄 등 화석연료가 줄줄이 오른데 이어 유가마저 치솟자 주요국 증시는 약세를 보이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달러화 가치도 급등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은 장중 1,200원 선을 터치했고, 3,000선이 붕괴된 코스피는 불과 일주일 만에 2,900선까지 밀렸다. 원·달러 환율이 정부가 '위기 이전' 단계로 여기는 1,200원대를 찍은 것은 1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한국은행도 가파른 환율 상승에 "시장안정 장치"를 언급하며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제 유가, 공급 부족 우려에 7년 만의 최고치 경신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17달러(1.47%) 오른 배럴당 80.52달러로 마감했다. WTI 가격이 종가 기준 8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4년 10월 31일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 역시 1.23달러(1.52%) 상승한 83.65달러를 기록하며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가 상승 배경으로는 공급 부족 우려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전 세계적인 ‘위드 코로나’ 정책 도입으로 일상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코로나19 시기 감산한 산유국들의 생산량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앞으로 북반구의 겨울철 난방시즌에 진입하면 공급 부족 현상은 더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단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유가 상승 충격, 원·달러 환율에도 직격탄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심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결국 심리적 저항선인 1,200원 선을 터치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200.4원까지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약 1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국제 유가 상승이 인플레 압력을 높이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진 영향이다.

환율이 급등하자 한은도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통화정책의 변동 가능성이 예상되는 등 불확실성이 높아 필요할 경우 시장 안정 조치를 도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가 상승 여파로 미 10년물 국채 금리 역시 4개월 만에 다시 1.6% 이상 치솟았다. 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가 원화 등 신흥국 자산 전반의 매력도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기관 1조 원 순매도… 삼성전자 6만 원대 추락

원·달러 환율 상승이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을 부추기면서 코스피도 2,900선을 위협받았다.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39.92포인트(1.35%) 하락한 2,916.3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오전 한때 2,901.51까지 밀리며 지난 1월 이후 10개월 만에 2,900선이 붕괴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무너진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폭탄이었다. 외국인은 이날 8,000억 원 넘게 팔아치웠고, 기관 역시 2,000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개인은 이들 물량을 받아내면서 1조 원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역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3.5% 하락한 6만9,000원으로 후퇴했다. 삼성전자가 6만 원대로 추락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지난 8일 사상 첫 분기 매출 70조 원을 돌파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증권사들은 반도체 업황 부진 전망에 따라 오히려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반면 유가 급등에 따라 S-oil(+6.13%), SK이노베이션(+3.43%) 등 에너지 관련주는 상승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가격 상승세 지속 등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돼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며 “지금부터는 추세 반전을 기대하기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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