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국내 우유 안 먹어"...'수입 멸균우유'로 눈 돌리는 소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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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국내 우유 안 먹어"...'수입 멸균우유'로 눈 돌리는 소비자

입력
2021.10.1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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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이달 들어 우유가격이 일제히 오르며 대형마트 내 흰우유 1L 가격이 2,000원대 후반이 됐다. 뉴스1


"'저렴하고, 유통기한도 긴 수입 멸균우유 주문하겠다'는 소비자 반응이 당황스러운 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멸균우유를 마냥 늘릴 수도 없고..."

유업계 관계자

이달 초 시작된 우유 가격 도미노 인상에 수입 멸균우유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맛에 큰 차이가 없는데 시중 우유보다 저렴하고, 보관 기관도 길어 대체재로 손색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유업계도 멸균우유를 생산하고 있지만 생산단가 차이를 좁히기 어려운 한계 탓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우유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낙농진흥회는 지난 8월 1일부터 우유의 원재료인 원유가격을 1L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2.3%) 인상했다. 유업계는 가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원유가격이 인상됐고, 인건비와 물류비 등 생산비용 증가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이달 초부터 서울우유(5.4%)를 시작으로 △남양유업(4.9%) △매일유업(4~6%) △빙그레(7%) 등의 주요 유제품 가격 줄인상이 시작됐다.

해외직구가 활발해지면서 국내 전자상거래업체에서 수입 멸균 우유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SSG 캡처

소비자들은 '수입 멸균우유'를 대체재로 보는 분위기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우유 대부분은 살균우유다. 멸균우유는 살균우유보다 살균 온도가 10~15℃ 높고, 살균 시간도 2~5초로 길다. 영양성분 함량에는 차이가 없지만 미생물이 완전히 사멸되고 진공 포장돼 유통기한이 길다. 유업계 관계자는 "살균우유는 보관을 오래할 수 없어 갓 짠 신선한 우유가 담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은 살균우유를 선호해왔다"며 "제조 비중도 살균우유가 90%이고 멸균우유는 10% 정도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멸균우유 수입 중량 추이(단위: 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값싼 수입 멸균우유 수요가 늘면서 시장도 커지고 있다. 12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국내 멸균우유 수입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8년 4,275톤 △2019년 1만393톤 △지난해 1만1,413톤으로 늘었고 올해는 8월 기준 1만4,275톤으로 이미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전자상거래(e커머스) 업체들은 보관이 용이한 수입 멸균우유를 1L당 1,500~1,800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우유를 주원료로 쓰는 유제품, 제과업체 중 일부는 인상된 우유 가격이 부담스러워 멸균우유로 공급 계약을 바꾸는 것을 고심하고 있다.

멸균우유에는 폴리에틸렌, 알루미늄 등 포장재가 추가된 테트라팩이 사용돼 종이팩보다 단가가 1.5배 정도 비싸다. 서울우유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업계는 멸균우유 비중을 마냥 늘릴 수도 없는 처지다. 낙농 선진국에서 수입하는 멸균우유와 생산단가 차이가 커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원유를 사용해 만들기 때문에 주재료 비용에는 큰 차이가 없고 오히려 멸균우유를 포장하는 테트라팩이 종이팩보다 약 1.5배 비싸다"며 "2026년부터 수입 유제품 관세가 철폐돼 수입제품들이 더 많이 들어올 텐데 경쟁력에 대한 고민이 필요히다"고 말했다.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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