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미, 우리집도 찾아보세. 내가 저기서 살았당께~", "아따, 뭔 집을 저렇게 많이 그렸당가, 목포 초상화네"
10일 오전 고속철도 등 호남선의 종착역 전남 목포역 대합실에 내린 목포시민과 관광객들은 이곳 중앙에 내걸린 대형 한국화 한 점을 보고 연일 탄성을 자아냈다. 김영록 전남지사와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도 서울과 지역구를 오가는 날엔 꼭 거쳐가는 곳이기도 하다. 화제 작품은 가고, 가로 5.4, 세로 2.3m로 한지에 수묵으로 그린, 이 지역 중견 화가인 취산 조용백 화백의 '유달산과 목포-2021'이다.
이 작품은 조 화백과 박석민 목포역장이 의기투합한 결과물이다. 평소 역사(驛舍)를 문화와 예술의 공간으로, 애증의 추억마저 소환하는 이야기가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박 역장이 지난 8월초 재 부임하면서 이뤄졌다.
특히 목포역은 비엔날레 전시공간도 아니고 비엔날레 주관 관청이 이 작품을 선정한 것도 아니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전남수묵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목포와 무안·진도 등지의 주 출입구라 할 수 있는 목포역에 지난달 1일부터 전시되고 있다.
박 역장은 "이 그림이 내걸린 이후 역사 이용객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면서 "수십년 전에 왔을 때 봤던 그 집을 그림 속에서 마주하다니 감회가 새롭고 대단한 작품이라는 평이 많다"고 극찬했다.
이어 그는 "역 광장에 비엔날레 홍보탑이 있지만 정작 눈에 보이는 작품이 없을까 고민했는데 이 작품으로 역사가 화제의 중심이 됐다"면서 "유달산을 수묵으로 보는 목포 초상화에다가 공중을 날며 새처럼 볼 수 있는 그림, 지역의 속살을 가장 적합하게 그린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달 말까지 전시된 이 작품은 하루 5,000여 명이 왕래하는 목포역 이용객에게 '목포'라는 도시 얼굴을 예향으로 품격있게 담아냈다는 평가 속에 역사가 살아있는 미술관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다.
조 화백은 "2년 전부터 구상한 작품을 붓을 들고 4개월 만에 완성한 대작"이라며 "목포시민과 관광객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아 기쁘다"고 말했다.
조 화백은 대한민국미술대전(국전) 특선 4회와 단체전 등 다수의 상과 개인전 13회, 전남수묵비날레 외 200회 전시회에 참여했다. 그는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이자 한국미술협회 이사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