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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수술 후 생기는 '림프부종', 몸살로 오해하다 병 키운다

입력
2021.10.09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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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가 쓰는 건강 칼럼] 서현석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

암 수술 시 전이를 막기 위해 암 세포 주변 림프절을 함께 제거한다. 그러면 림프절이 손상돼 수술 후 팔다리가 심하게 붓고 통증이 생길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암 수술 시 전이를 막기 위해 암 세포 주변 림프절을 함께 제거한다. 그러면 림프절이 손상돼 수술 후 팔다리가 심하게 붓고 통증이 생길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림프부종은 림프액이 림프시스템(림프관, 림프절)을 통해 심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팔다리 등에 고이면서 통증이 생기고 생활하기 어려울 정도로 퉁퉁 붓는 증상을 말한다.

암 수술 시 전이를 막기 위해 암 세포 주변 림프절을 함께 제거하게 된다. 그러면 림프절이 손상돼 수술 후 팔다리가 심하게 붓고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림프부종은 암 환자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합병증이다. 2차성 림프부종은 림프 혈관을 막히게 하는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종양에 의한 국소 림프절 침윤, 종양 치료를 위해 림프절을 수술로 제거했거나 방사선 치료 등으로 발생해 팔다리가 심하게 부어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림프부종이 생기면 침범한 부위의 둘레와 무게가 심하게 늘어난다. 그래서 팔다리가 두꺼워져서 옷이 꽉 끼거나, 손가락으로 피부를 누르면 깊숙하게 들어가기도 한다.

피부가 딱딱해지거나 팔다리가 무거워지고, 느낌이 둔해지고, 누르면 아프고, 가만히 있어도 아프게 된다. 림프부종 초기에는 피부가 긴장되면서 피부 주름이 없어지고, 손으로 누르면 쉽게 눌리는 ‘함요부종’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초기 림프부종은 팔다리 둘레가 정상일 때와 비교해 크게 굵어지지 않을 수 있어 림프부종 위험군에서 피하층이 두꺼워지거나 뻣뻣해지면 림프부종을 의심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부종 부위에 붉은 반점이 있거나 피부가 전체적으로 벌겋게 변하면서 열감이 점점 심해지고, 몸살처럼 한기가 돌면서 온 몸에 열이 나면 감염을 의심해 항생제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부종을 여러 번 경험한 환자는 초기 증상에도 감염인지를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감염을 처음 겪으면 오래 방치하거나 감기 몸살로 여겨 몸살 약을 복용하다가 치료 시기가 늦어지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의료진을 찾아 신속히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림프부종은 원인이 복잡한 만큼 한 진료과 치료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때가 많다. 경과도 매우 다양해 어떤 환자는 일시적으로 발생했다가 치료를 받지 않아도 수개월 혹은 1년 안에 소멸되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환자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악화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일반적으로 림프부종이 의심되거나 초기로 진단되면 압박 치료를 시행한다. 압박 치료를 해도 부종이 조절되지 않는다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이때 압박 치료를 시행하는 재활의학과와 수술을 시행하는 성형외과 의료진의 긴밀한 협진으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림프부종은 수술해도 곧바로 압박을 중단하지 말고 압박을 적절히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술로는 림프관 정맥 문합술(吻合術), 림프선 이식 수술, 절제술, 지방 흡입술이 가능하다. 수술법은 환자의 림프부종 정도와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림프관 유무에 따라 결정된다. 특히 림프 정맥 문합술은 0.2~0.6㎜의 림프관을 혈관에 연결하는 고난도 미세 수술로 1~3㎜ 정도로 피부를 절개한 뒤 끊어진 림프관과 정맥을 연결해 림프액을 정맥으로 순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술로 국내에서는 수술이 가능한 병원이 많지 않다.

림프부종 환자들이 비행기를 타도 되느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 일반적으로 비행기 여행 시 고도가 높아지면 부종이 증가할 수 있다. 이 경우 스타킹이나 붕대를 감고 여행하는 것이 부종 악화를 막는데 도움이 된다.

이 밖에 여행 도중 평소보다 팔다리 사용이 급격히 많아지면서 부종이 발생할 수 있다. 림프부종이 있거나 생길 우려가 있으면 팔다리를 무리하게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림프부종 예방ㆍ악화 방지를 위한 Tip]

① 태양열, 화학물질에 의한 화상을 입지 않도록 주의한다.

② 주사나 채혈, 혈압 측정은 가급적 수술하지 않은 쪽 팔로 한다.

③ 부종이 있다면 무거운 짐을 들지 않는다.

④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고, 상처가 생기면 즉시 치료 받는다.

⑤ 찜질방ㆍ사우나ㆍ온천욕 등 심부(深部) 체온이 올라가는 상황을 자주하는 것은 부종에 좋지 않다.

⑥ 테니스ㆍ골프ㆍ검도 같이 팔과 어깨에 무리가 가는 운동은 삼간다.

⑦ 부종이 생긴 팔에 발진이나 수포, 홍조, 열을 느끼면 주치의를 찾아야 한다.

서현석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

서현석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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