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中 혁명기념일, 대만 국경절]?
①시진핑 ‘대만 엄포 2탄’ 메시지
②군용기 총공세 시위로 바람잡이
③차이잉원 "대만은 민주주의 보루"
④中 전략기지 타격 미사일 첫 인정
10월 10일(쌍십절)은 신해혁명에 불을 지핀 우창봉기가 시작된 날이다. 신해혁명으로 청나라를 무너뜨리고 중국 최초 공화국인 중화민국을 세웠다. 중국은 혁명기념일, 대만은 건국기념일(국경절)로 부른다. 올해 양쪽 모두 110주년을 맞았다. 사상 최대 규모의 공중 무력시위로 대만 압박수위를 높인 중국은 시진핑 주석이 등장해 정점을 찍을 참이다. 이에 차이잉원 총통은 사생결단으로 맞서며 우방국의 지원을 등에 업고 중국의 급소를 노리고 있다.
①시진핑 ‘대만 엄포 2탄’ 메시지는
시 주석은 9일 오전 10시 인민대회당에서 신해혁명 110주년 기념연설에 나선다. 관심은 대만을 향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것인가에 쏠려 있다. 후진타오 전 주석은 10년 전 100주년 기념식에서 “대만의 독립을 반대한다”며 평화적인 재통일을 촉구하면서도 “양안 간의 적개심을 끝내고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그 사이 양측의 적개심은 극에 달했다. 중국이 대만을 포용하기는 쉽지 않다. ‘핵심이익’으로 규정한 대만을 상대로 미국과 유럽이 연일 접촉면을 넓히면서 중국은 폭발 직전이다. 앞서 7월 1일 시 주석은 공산당 창당 100주년 연설에서 “대만의 독립 계략을 단호히 분쇄할 것”이라며 “국가주권과 영토보전을 수호하려는 중국 인민의 굳은 결심과 확고한 의지, 강한 능력을 누구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②최고조 무력시위로 바람잡이
중국 군용기 150대가 1~5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 전례 없는 대규모 도발이다. 전투기, 폭격기, 조기경보기, 대잠초계기 등 기종을 망라했다. 시 주석의 연설에 앞서 분위기를 돋우려는 바람잡이인 셈이다. 대만 ADIZ를 넘은 중국 군용기는 지난해 380대로 집계된 반면 올해 10월 초 벌써 600대를 넘어섰다. 2019년에는 10여 대에 그쳤다.
중국 전문가들도 가세해 진군나팔을 불었다. 뤼샹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8일 글로벌타임스에 “대만은 더 이상 중국을 압박하려는 미국만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중국도 대만 섬 주변에서 대규모 군사행동을 통해 미국의 도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리페이 샤먼대 대만연구소 교수는 “인민해방군 군용기가 빈번하게 출격한 건 대만 분리주의자들과 그 배후에 있는 서구 세력에게 경고하고 중국 본토의 결단력과 통일 역량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③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결기
차이 총통이 반격에 나섰다. 최근 발간한 미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11ㆍ12월호 기고문에서 “대만이 중국에 함락된다면 대재앙을 초래할 것”이라며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스스로 방어하기 위해 무슨 일이든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차이 총통은 특히 대만의 패배를 “가치관 경쟁에서 권위주의가 민주주의보다 우위에 서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7일 대만을 찾은 호주 전 총리, 프랑스 상원의원단과 만나서도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과 관계를 증진하고 군사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중국에 맞선 민주주의의 보루로서 대만의 입지를 부각시킨 것이다.
대만은 국경절을 맞아 6일부터 총통 집무실 건물 외벽에서 레이저쇼를 진행하고 있다. 테마 주제는 ‘민주주의 추구, 세계를 사로잡는 대만’으로 정했다. 이외에도 각 지역마다 불꽃놀이를 벌이며 축제의 흥이 달아오르고 있다. 전력난에 처한 중국이 국경절 연휴(1~7일)에 야간 조명행사를 중단한 것과 대조적이다. 차이 총통은 “지난 100여 년간 자유와 민주주의를 추구한 대만의 노력과 자부심, 영광을 고스란히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④대만, 中 전략기지 타격 미사일 인정...우방도 지원사격
추궈청 대만 국방부장(장관)은 6일 입법원(의회)에 출석해 ‘윈펑(雲峰)’ 미사일의 존재를 처음 공식 인정했다. 1990년대부터 개발해온 사거리 1,500㎞의 지대지미사일로, 대만 정부는 그간 윈펑에 대해 언급을 피해 왔다. 중국 본토의 전략 목표물 타격용으로 개발된 대만 비대칭 전력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군사공세가 수위를 넘었다고 판단해 반격무기를 전격 공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만은 중국 군용기를 격추할 지대공 미사일 생산을 늘리기 위해 94억 대만달러(약 4,006억 원)를 추가 배정했다.
중국 군용기가 한창 대만 ADIZ를 넘나들 당시 미국과 영국의 항공모함 3척과 일본의 헬기 항모는 대만 북쪽 해상에서 연합훈련을 벌였다. 중국의 공중무력시위를 반감시키기 위한 것이다. 미국의 대만주재 대사관 격인 재대만협회(AIT) 제임스 모리아티 대표는 대만 국경절 행사에 참석해 “중국 군용기의 잦은 침범은 군사위협이 실질적으로 임박했음을 보여준다”며 “미국은 대만이 스스로 방어하는 데 필요한 모든 수단을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