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법원의 효력 정지 명령에도 6곳만 수술 재개
상급심서 텍사스주 승리 시 소급적용 처벌 우려해
'15주 이후 낙태 금지' 미시시피 주법도 심리 시작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한 산부인과 병원으로 7일 한 여성이 들어가고 있다. 샌안토니오=AP 연합뉴스
미국 연방법원이 텍사스주(州)의 '낙태(임신중단) 금지법' 효력을 정지시킨 다음 날인 7일(현지시간) 임신중단 수술을 재개한 주 내 병원은 약 20%에 그쳤다. 대다수 병원이 상급심에서 판결이 뒤집힐 경우를 우려하고 있어서다. 텍사스 주정부의 항소에 다른 주의 소송까지 더해져 미 전역의 임신중단과 관련한 법정 다툼은 계속되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텍사스주에서 최소 6곳의 병원이 임신중단 수술을 재개했지만 대다수 병원(약 24곳)은 상황을 더 지켜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수술 재개를 결정한 한 병원 관계자는 "판결 직후 이전에 수술 동의서에 서명했던 여성들에게 전화하기 시작했다"며 "텍사스 주법의 '24시간 대기' 조항을 준수해 이튿날 아침부터 수술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반면 텍사스 내에서 임신중단 수술을 시행하는 의료기관 7개를 운영하는 '가족계획연맹'은 아직 수술을 재개하지 않았다. 상급심을 통해 텍사스주가 승리하면 법률의 소급적용으로 처벌받을 수 있어 상황을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전날 로버트 피트먼 텍사스주 연방지법 판사는 미 법무부가 제기한 위헌 소송에서 텍사스주 낙태금지법의 효력을 일시 중단한다고 명령했다. 앞서 텍사스주에서는 임신 6주 이후의 임신중단을 금지하는 주법이 지난달 1일 발효돼 큰 논란이 일었다. 임신부가 자신의 임신 사실을 인지하는 게 9주쯤이란 점에서, 사실상 전면적인 임신중단 금지라는 비판이 쏟아지면서다. 하지만 텍사스주는 즉각 제5연방항소법원에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에서 임신중단 법정 다툼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텍사스주의 항소 외에도 연방대법원에 중요 사안이 걸려 있다. 임신 15주 이후 임신중단을 금지한 미시시피법에 대한 심리가 이번 주 새 임기를 시작하는 대법원에서 개시된다. 이는 대법관들의 성향이 보수 6명, 진보 3명인 새로운 연방대법원 구조 아래 심리하는 첫 번째 임신중단 관련 안건이다. 연방대법원이 미시시피 주정부의 손을 들면, 최소 11개주에서 임신중단이 불법이 될 수 있을 만큼 영향력이 큰 건이다. 이를 두고 NYT는 "임신중단에 대한 미국 전역의 싸움은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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