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2월까지 부채 상한 적용 유예하기로
전날 매코널이 제안한 합의안 수용한 것
임시방편에 불과... 외신 "두 달 후 위기 반복"
미국 상원이 올해 12월까지 부채 한도 적용을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타협점을 찾으면서 일단 미국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놓이는 상황은 피하게 됐다. 다만 이번 조치는 두 달짜리 임시방편에 불과해, 12월에 같은 문제가 되풀이되리라는 외신들의 전망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12월까지 부채 한도 적용을 보류하기로 공화당과 합의했다”며 “우리는 오늘 바로 처리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전날 제안한 타협안을 수용한 것이다. 매코널은 6일 “민주당이 고정된 액수로 부채 한도를 긴급 연장할 수 있도록 통상적 절차를 사용하게 허락할 것”이라고 밝히며 부채 한도 적용을 단기적으로 유예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몇 주 동안 부채 한도를 높이기 위한 절차를 두고 싸워왔다. 2년 전 올린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 상한액 28조4,000억 달러(약 3경3,700조 원) 적용 기한이 지난 7월로 끝났지만, 부채 한도 설정을 내년 12월까지 유예하는 법안은 상원에서 공화당 반대로 2차례 모두 부결됐기 때문이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부채 한도 유예 시한(10월 18일)까지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미국 역사상 첫 디폴트가 불가피하다고 밝혀왔고, 금융시장도 불안해지는 상황이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JP모건, 전미부동산협회 등 금융 및 경제계 지도자와 간담회를 갖고 부채 한도 법안 통과 여론전도 펼쳤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도 보고서를 내고 “디폴트가 현실화된다면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지고 증시가 급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양당이 합의하면서 코 앞에 닥친 디폴트 위기는 넘기게 됐지만, 이는 임시 방편에 불과하다. 합의된 유예 기간은 두 달뿐이라, 12월이 되면 또 다시 같은 문제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AP통신은 “상원이 12월에 다시 정부에 자금을 지원하고 부채 한도를 높여야 한다는 압박에 놓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이번 합의는 부채 문제에 대한 양당의 교착 상태를 푸는 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는다”며 “공화당은 여전히 민주당이 예산 조정 절차를 활용해 독자적으로 부채 상한을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예산안 처리라는 고비도 앞두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회복지 예산은 민주당 중도파인 조 맨친, 커스틴 시네마 상원의원 벽에 막혀 있다. 당내 진보파는 2조5,000억~2조9,000억 달러, 맨친 의원은 1조5,000억 달러,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는 2조3,000억 달러 안팎의 중재안을 각각 제시한 상태다.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교착상태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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