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미도(29)씨는 가을을 맞아 집 근처 지하철 공유창고를 찾아 선풍기를 맡기고 겨울용 두꺼운 이불을 꺼내왔다. 이씨는 "원룸에 살고 있어서 수납공간이 부족한데, 재택근무를 하다 보니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져 답답함을 더 못 견디겠다"며 "계절용품 등 당장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공유창고에 보관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공유창고가 인기다. 당장 사용하지 않는 의류, 침구류, 가전 등을 공유창고로 빼면 집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이점 덕분에 이용률도 높아지고 있다.
유통업계도 공유창고를 만들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들은 오프라인 매장 일부를 활용한다. 도심형 개인 창고 서비스 '더 스토리지'를 운영 중인 홈플러스가 대표적인 예다. 이주헌 홈플러스 Mall플랫폼사업팀 담당자는 "오프라인 매장의 유휴 공간을 고객에게 빌려주는 개념"이라며 "대형마트를 찾는 또 다른 이유를 제공하기 위해 공유창고 서비스를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접근성이 뛰어난 대형마트의 이점 덕분에 홈플러스의 더 스토리지는 사실상 만실 상태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60.5%였던 평균 이용률이 올해 들어 85.8%로 상승했다. 이용률뿐만 아니라 고객 반응도 좋아 홈플러스는 공유창고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늘어난 캠핑족들이 공유창고 열풍에 영향을 끼쳤다. 캠핑을 가기 전마다 대형마트에 들른다는 배현성(41)씨는 "집에서 빈손으로 나와 마트에서 장을 보는 동시에 1층에 있는 공유창고에서 캠핑용품을 찾아 출발한다"며 "공간을 차지하는 텐트 등을 집 근처에 쉽게 보관하고 찾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도심 내 공유창고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공유창고 전문업체뿐 아니라 주유소와 지하철역 등도 유휴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개인 창고 서비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는 일부 직영 주유소의 유휴 공간에 공유창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일부 지하철역에서 빈 상가를 개조한 '또타 스토리지'를 운영 중인데, 반응이 좋아 2023년까지 추가로 생활물류센터 50곳을 조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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