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미국 그린에너지 선도기업 리더들과 연쇄 회동을 가지면서 '녹색경영' 확대에 나서고 있다. 수소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고 있는 최 회장의 해당 산업 육성과 투자 의지가 반영된 행보로 보인다.
7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SK서린사옥에서 잇따라 미국 그린에너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면담을 했다.
최 회장은 먼저 미국 그리드 솔루션 기업인 KCE의 제프 비숍 CEO와 솔루션 시장에서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SK E&S는 지난달 KCE의 지분 95%를 확보했다. 최 회장은 이어 수소에너지 선도기업인 ‘플러그파워’의 앤드루 J. 마시 CEO와 회동, 수소 생태계를 주제로 의견도 교환했다.
KCE가 기술을 보유한 그리드 솔루션은 재생에너지 증가에 따른 전력공급의 불안정을 보완하기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설과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해 전기 수요와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주는 에너지 분야 신산업이다.
최 회장은 이날 비숍 KCE CEO와 만나 “향후 재생 에너지 확산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전력망 안정성 확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인 만큼, 그리드 솔루션은 탄소중립(넷제로)을 앞당길 수 있는 핵심 기술”이라고 언급한 뒤 “KCE의 그리드 솔루션 역량과 SK그룹의 AI·배터리 기술을 접목하면 미국 1위 그리드 솔루션 사업자로 성장함과 동시에, ESG 가치 실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K그룹은 자체적으로 보유한 배터리와 소프트웨어 역량을 바탕으로 KCE의 그리드 솔루션 사업 전문성을 활용하고, 추가 성장자금 투자 및 사업모델 고도화 등을 통해 2025년까지 KCE를 미국은 물론 세계 선두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은 또 마시 플러그파워 CEO와 만난 자리에선 다양한 수소 관련 기술을 통해 수소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만남은 플러그파워가 같은 날 계열사 SK E&S와 아시아 수소사업을 공동추진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하면서 성사됐다. 최 회장은 “플러그파워가 확보한 수소 관련 핵심기술과 SK그룹이 가진 에너지 관련 인프라 및 네트워크는 한미 양국의 탄소중립을 조기 달성하는 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대해 마시 CEO는 “수많은 아시아 기업들로부터 협력 제의를 받았지만, 이 중 SK그룹이 가진 신뢰감과 네트워크를 감안해 SK그룹과 협력하게 됐다”면서 “양사의 강점을 앞세워 아시아 지역 수소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답했다. 추형욱 SK E&S 대표이사 사장과 마시 CEO가 이날 체결한 계약에 따라 양사는 2024년까지 수소 연료전지, 수전해 설비 등 수소사업 핵심 설비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가 팩토리 앤 연구개발(R&D) 센터’를 수도권에 건설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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