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실용
△전망하는 인간, 호모 프로스펙투스
마틴 셀리그먼 등 4명 지음. 김경일·김태훈 옮김.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먼을 비롯한 저명한 세계 석학들이 인간을 지혜로운 존재로 만드는 본질적인 능력을 '전망 능력'으로 보고, 오직 가능성에 대한 믿음으로 움직이는 인간 '호모 프로스펙투스'의 작동 원리를 밝힌다. 과거보다 미래를 3배 더 생각하는 인간은 대안을 떠올리고 그 이후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덕분에 생존과 진화를 이어왔다. 알 수 없는 내일에 대한 불안함도 이 전망 능력 때문이다. 저자들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미래 앞에서 불안해 하는 우리가 공동체에 대한 신뢰와 공감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웅진지식하우스·480쪽·2만5,000원
△셀피
윌 스토 지음. 이현경 옮김. 사회가 규정한 완벽한 이상적 자아 모델이 위험하다고 말하며, 있는 그대로의 내가 되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완벽주의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는 날씬하고 사회성이 뛰어나고 셀카를 잘 찍는 자존감 높은 개인주의자를 이상적 인물로 규정하고 부러워한다. 완벽한 사람이 되는 것에 비정상적 중요성을 부여해 강박에 시달리고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낮은 자존감이든 높은 신경증이든, 그것은 고쳐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성격의 특성 중 하나라며, 그 자아가 나 자신임을 인정하는 자기수용적 자세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글항아리·488쪽·2만2,000원
△채터
이선 크로스 지음. 강주헌 옮김. '마시멜로 실험'으로 유명한 성격 이론의 대부 월터 미셸의 연구를 이어받은 제자인 저자가 인간 내면의 대화에 주목하고, 내 안의 목소리와 잘 지내는 법을 연구한 책이다. 타인을 관찰할 때처럼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보지 못하는 비대칭적 사고로 인해 내면의 목소리는 종종 못되고 집요한 수다쟁이 '채터'로 변한다.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채터는 사회적 삶, 경력 심지어 신체 건강까지 파괴한다. 저자는 '마음 정비공'이라고 자처하며 머릿속 채터를 줄일 수 있는 과학적이고 실질적인 거리두기 기술을 알려준다. 김영사·328쪽·1만6,800원
△신유물론
릭 돌피언·이리스 반 데어 튠 지음. 박준영 옮김. 편저자에 따르면 "이 책은 신유물론에 대한 글쓰기이면서, 동시에 신유물론자들의 철학적 야심으로부터 구체성을 끌어내는 작업"이다. 2부로 나뉜 책에서 1부에는 신유물론 최초 세대 철학자 4명과의 인터뷰를 담고, 2부에는 편저자들의 논문을 실었다. 이 논문들은 신유물론의 윤리적, 정치적 결과들을 전개함으로써 현대사상 안에 신유물론의 전통을 정립한다. 물질성과 체현, 주체성이라는 주제들에 대해 오랫동안 씨름해온 이론가들의 사유를 엿볼 수 있다. 교유서가·328쪽·1만9,800원
△과학하는 마음
전주홍 지음. 서울대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교수인 저자는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과학의 성취가 계속되기 위해 '과학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한국의 과학 연구가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지만 경쟁력이 정체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업적과 성과 중심에서 벗어나 호기심에 의해 주도되는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열렬하고 순수한 호기심이 효력을 발한 역사적 사례를 보여준다. 과학자뿐 아니라 상승 욕구에 매몰돼 일의 본질과 일하는 태도를 잊은 채 하루하루를 급급히 살아가는 현대인의 고민과도 맞닿아 있다. 바다출판사·256쪽·1만4,800원
△내일은 체력왕
강소희·이아리 지음. 운동에 푹 빠진 두 저자가 2018년 여자들의 도전과 성장에 주목한 프로젝트 '여가여배'를 기획하며 겪은 좌충우돌을 담은 운동 에세이다. '여자가 가르치고 여자가 배운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주짓수부터, 농구, 축구, 배구 등 다양한 스포츠 클래스를 열고 참가자를 모집해 큰 인기를 끌었다. 학창시절 여학생들에게 주어지는 유일한 체육 피구에서 벗어나, 구석으로 밀려났던 여자들이 운동장 한가운데로 자리를 찾아가는 진솔한 과정을 보여준다. 이들이 판을 깐 승부의 세계에서는 얼싸안고 흘리는 눈물과 소리 질러 외치는 기쁨만 있을 뿐이다. 미디어창비·296쪽·1만6,000원
△미디어 알고리즘의 욕망
마크 안드레예비치 지음. 이희은 옮김.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되며 우리는 일거수일투족이 데이터로 생산되는 환경에 익숙해졌다. 미디어와 감시 사회와 권력이라는 주제로 오랫동안 연구해 온 미디어 학자인 저자는 정교해지는 자동화된 미디어의 양상을 살핀다. 자동화된 미디어의 방식이 우리 일상에 얼마나 깊이 들어와 있는지 보여주며 이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자동화된 미디어의 흐름이 뚜렷해지는 지금이야말로 인간이 지적, 문화적, 사회적 능력을 최대치로 발휘해야 하는 때라고 말한다. 컬처룩·364쪽·2만4,000원
△표트르 크로포트킨 평전
박홍규 지음. 모든 권력에 반대하고, 언제 어디서든 상호협력하라고 이야기한 아나키스트이자 혁명가 겸 과학자 크로포트킨의 일생을 따라가본다. 크로포트킨은 신채호를 비롯해 우리나라 독립운동가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준 인물. 청소년 시절 등 자서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은 줄이고 그간 충분히 소개되지 않았던 과학자이자 탐구자로서의 삶, 아나키즘 사상의 형성과 성숙에 관한 이야기, 사회사상가이자 혁명가로서의 삶과 사상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내용도 담았다. 특히 긴 망명생활을 마치고 러시아로 돌아온 1917년 이후의 삶을 집중 조명했다. 틈새의시간·384쪽·1만6,000원
△무령왕, 신화에서 역사로
정재윤 지음. 백제사를 30년 넘게 연구해온 저자가 왕릉 발굴 50주년을 맞아 무령왕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백제에 대해 알아본다. 대부분의 한국인에게 백제는 ‘잊힌 왕국’이다. 실제로 백제하면 의자왕, 계백, 근초고왕, 성왕, 아직기와 왕인 정도를 떠올리는데 이는 고구려, 신라와 더불어 한반도의 패권을 다툰 백제에 어울리는 대접이라 할 수 없다. 의문에 싸인 혈통, 이국에서 태어난 섬 소년이 왕위에 오른 역정, 강국 선포까지의 업적을 풀어낸 이야기는 여느 역사소설 못지않게 흥미진진하다. 푸른역사·316쪽·1만8,500원
△생각한다는 착각
닉 채터 지음. 김문주 옮김. 영국 행동과학자인 저자는 뇌과학, 신경과학, 인지심리학, 행동심리학을 동원해 우리 마음에 '숨겨진 깊이'는 없다고 주장한다. 내면의 믿음이나 가치, 욕망은 과거 경험에 의해 만들어지며, 새로운 찰나적 생각과 경험도 숨겨진 내면세계가 아니라 과거의 찰나적 생각과 경험에 대한 기억 흔적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내면의 세계, 진정한 자아, 무의식적 정신력 같은 건 허상일 뿐이니 뇌가 즉흥적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삶을 재구성하자고 말한다. 웨일북·332쪽·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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