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경남몰' 매출 지난해 동기 대비 274%↑
'남도장터' 지난해 매출 325억…전년比 510% '껑충'
지역사랑상품권 결제·모바일앱 출시…"할인·특판까지"
'원스트라이크아웃제' 등 제품은 지자체가 보증
전국의 지자체들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이 변신 중이다. 온라인몰 ‘입점’을 지원하던 수준에서 벗어나 획기적인 쇼핑몰 이용자 편의성 개선은 물론 할인전과 기획전, 라이브커머스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세를 확장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증가하는 비대면·온라인 쇼핑 수요를 민간업체들이 사실상 독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밀렸다가는 지역 농수산업 농가는 고생만 하고 민간업체의 배만 불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했다.
5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최근 각 지자체 쇼핑몰의 매출액은 국내 전체 농산물 온라인 거래액 증가율을 상회한다. 지난해 PC와 모바일상에서 거래된 국내 농축수산물 규모는 6조563억 원으로, 2019년(3조5,342억 원) 대비 71% 급증했으며 올해도 비슷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선 경남도가 운영 중인 'e경남몰' 매출 상승이 눈에 띈다. 지난달 말 기준 53억9,000만 원으로 전년 동기(14억4,200만 원) 대비 무려 274% 성장했다. 도 관계자는 “상품을 쉽게 고를 수 있도록 온라인 몰을 개편하고, 전용 모바일 앱을 개발해 론칭했다”며 “결제기능 간소화, 도와 8개 시·군 모바일 지역사랑상품권 결제 기능 추가 등 사용자 편의성을 크게 높인 덕분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총매출액 규모는 크지 않지만, 도는 현 추세를 이어간다면 생산농가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곳에선 판매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전국 지자체 쇼핑몰 중 최고의 매출을 기록하며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전남도 ‘남도장터’의 매출도 고공행진 중이다. 남도장터는 지난달 말 기준 작년 한 해 매출액(325억 원)에 근접한 32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몰은 지난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매출(63억 원) 대비 510% 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작년엔 상품 상세 페이지 제작비 300만 원가량을 각 업체에 지원한 데 이어 올해엔 업체당 2개 제품에 대해 사진과 연출 제품설명 등 상세설명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며 “민간업체들이 제공하는 세련된 상품 이미지와 별반 다를 게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경북도가 도내 23개 시·군 우수 농축산물을 모은 '사이소'도 대대적인 웹사이트와 앱 개편을 통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9월 말 기준 17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3분기 만에 작년 한 해 매출(164억 원)을 돌파한 것이다. 특히 사이소는 자체 판매 플랫폼과 함께 민간 업체의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게 눈에 띈다. 도 관계자는 “라이브커머스 방송 때 ‘사이소’를 노출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사이소 회원, 방문객도 점차 늘고 있다”고 전했다. 민간과 경쟁해야 할 쇼핑몰이지만, 시장 지배력이 있는 민간 플랫폼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자체 인터넷쇼핑몰의 선두 주자인 강원도 '강원마트'도 코로나19 이후 매출액이 급상승하고 있다. 지역특산물과 중소제조업체 제품까지 판매하는 '강원마트'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연간 매출이 128억 원에서 지난해에는 158억 원으로 30%증가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올해는 입점업체수가 지난해 732개에서 802개로 10% 증가하고 매출도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막대한 재정을 투입한 쇼핑몰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온라인 판매 플랫폼 제공, 판로 개척 수준의 지원을 넘어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민간 쇼핑몰 관계자는 “국내 농산물 온라인 거래 매출 증가율을 하회하는 실적의 지자체 쇼핑몰은 대부분 단순한 온라인 마켓 입점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상품 기획 개발 지원까지 이뤄져야 민간업체 플랫폼의 상품들과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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