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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풍인줄 알았는데 송이 1㎏ 140만 원… 이상 기온에 흉작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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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풍인줄 알았는데 송이 1㎏ 140만 원… 이상 기온에 흉작 되나

입력
2021.10.04 15:40
수정
2021.10.04 17:4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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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고성 등 일부지역 일찌감치 수매 중단
3일까지 전국 산림조합 수매량 84톤 불과
일부 채취농민들 '산값'도 못 건질 판

송이버섯. 한국일보 자료사진

송이버섯. 한국일보 자료사진


추석 이전만 해도 5년 만의 대풍이 기대됐던 송이가 유례없는 흉작으로 치닫고 있다. 생산량이 줄면서 일부 지역 송이채취 농민들은 산값(채취료)도 못 건진다며 울상이고, 모처럼 송이 향을 제대로 맡기를 기대했던 미식가들도 크게 실망하고 있다.

산림조합중앙회에 따르면 올들어 3일까지 산림조합에 출하된 송이는 84톤에 수매액은 189억3,000여만 원이다. 하지만 3일 수매량은 1,512㎏으로 올들어 가장 많았던 지난달 18일 7,591㎏의 20%도 안 될 정도로 급감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2주 이상 빠른 지난달 6일부터 수매를 시작한 강원 인제 고성 등은 추석 때부터 중단했다. 이름값 등으로 가장 비싼 값에 거래되는 강원 양양지역도 3일 수매량이 25.33㎏에 불과하다. 국내 최대 송이 주산지인 경북 영덕군도 이날 수매량은 534㎏에 그쳤다.

생산량이 줄면서 품질도 크게 떨어져 3일 전국 송이 수매량 중 1등품은 33.58㎏으로 2.2%, 2등품도 76.29㎏으로 5%에 불과하다. 1㎏당 수매가도 0.3㎏이 출하된 경북 청도에선 140만 원, 0.77㎏의 강원 양양에선 120만 원을 기록했다.

송이 채취 농민들은 앞으로 날씨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지난해(118톤) 수준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대풍이었던 2016년(265.7톤)은커녕 2018년(173톤)에도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9월 중순만 해도 대풍이 기대됐다. 8월까지 잦은 비로 송이 뿌리격인 땅속의 균사체(포자가 발아해 실처럼 뻗어 나오다 덩어리진 것)가 잘 발달한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석 이후 급변했다. 강대용(66) 봉화군 송이버섯생산자협의회장은 “고지대에는 일반 버섯도 잘 안 보일 정도”라며 “일부 지역은 송이 채취를 위해 정부나 산주에게 낸 임차료도 못 건졌다”고 말했다.

이는 산속의 일시적 저온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태풍이 비껴가면서 대기 상층부의 찬 공기가 일시적으로 하강하면서 고지대에 이상 저온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송이 전문가들에 따르면 송이생장 최적 온도는 12~24도인데, 평지 기온이 27, 28도를 오르내리더라도 산속은 25도를 넘지 않아 고온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추석 때도 비가 내리는 등 습도도 적당한 편이었다.

강 회장은 “8도 이하로 내려가면 송이 생장이 정지되는데, 추석 직전에 송이 채취 끝물에나 주로 나타나던 ‘땅쥐버섯’이 보이고, 생장을 멈춘 능이버섯 등 이상조짐이 잇따르더니 결국 흉작으로 끝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동= 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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