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1인 가구 비중 및 흡연·음주율↑
옹진군 남성·청장년층 2명 중 1명 비만
부평구보다 비만 유병률 10%p 더 높아
"농사는 규칙적으로 식사를 할 수 있지만 물때 맞춰서 바다에 나가는 일을 하다 보면 식사 때를 놓쳐서 이후에 폭식하는 경우가 생겨요." - 인천 옹진군 주민 김모(65·남)씨
"여기(섬) 있는 분들은 운동보다는 노동만 하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근력이 약해져요. 생활 반경도 넓지 않고요. 그러니 살만 찌죠." - 옹진군 주민 김모(66·여)씨
섬 지역 비만율이 도시보다 높은 원인을 추정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앞서 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보다 도서벽지 주민들의 비만율이 높다는 연구 결과는 있었지만, 구체적인 원인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
5일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받은 '인천시 옹진군과 부평구 간 비만율 격차에 대한 원인 규명 및 해결방안 개발' 정책연구용역 중간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옹진군 비만유병률(신체계측)은 44.8%로, 전국 시군구 중 가장 높았다. 전국 평균인 34.6%를 크게 웃돌았고 인천에서 최하위 그룹에 속하는 부평구와 비교해선 10.5%포인트 높은 수치다.
비만유병률은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를 기준으로 25 이상인 분율을 말한다. 통상 25 이상은 과체중, 30 이상은 비만으로 분류한다.
두 지역 비교에선 남성 비중, 1인 가구 비중, 고위험 음주율 등 특정 지표에서 차이가 뚜렷했다. 성비는 옹진군이 131.4로 부평구(98.1)에 비해 남성 비율이 크게 높았고, 홀로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은 1인 가구 비중도 43.5%로, 부평구(24.8%)에 비해 20%포인트 가까이 높았다. 또 음주율에선 옹진군과 부평구가 각각 62.2%, 59.0%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고위험 음주율은 각각 32.1%, 17.6%로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이 외에도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은 옹진군이 28.0%로, 부평구(25.1%)보다 높았으나 걷기 실천율은 38.4%로, 부평구(50.6%)보다 낮았다.
질병청은 비만율 관리 전략 수립과 지역 간 해소를 위해 전국에서 비만율이 가장 높은 옹진군 사례에 대한 연구를 지난해 가천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했다. 해당 연구는 내년 12월까지 진행된다.
고광필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옹진군 비만유병률 특성은 남성과 청장년층 비중(각각 50.4%, 48.7%)이 특히 높다는 것"이라며 "일을 하면서 식사시간을 놓쳐 과식, 폭식을 하거나 맨손 어업처럼 에너지 소모가 큰 노동 비중이 높아 운동을 할 여력이 없어 나이가 들수록 살이 찌는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허 의원은 "옹진군의 경우 각종 건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보건소가 도시지역인 미추홀구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고, 인구 10만 명당 의사와 간호사 수도 적다"며 "옹진군 등 의료소외지역 비만율을 낮추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국 및 인천시 비만유병률(단위: %)
2019년 | |
---|---|
전국 | 34.6 |
인천시 | 35.1 |
부평구 | 34.3 |
옹진군 | 4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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