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수익성 약화→수출물가 상승
수입 의존도 취약... "당국 개입도 제한적"
연일 고공행진 중인 원자재 가격이 중국을 거쳐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부채질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원자재 가격이 치솟을수록 '세계의 공장' 중국의 수출 물가를 밀어올리는 탓에, 전 세계 물가 상승 압력 또한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은 3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를 내고 "원자재 가격 상승은 산업생산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기업 수익성도 떨어뜨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유가가 10% 상승할 때 중국의 산업생산은 6개월(2분기)의 시차를 두고 0.18%포인트 감소한다. 실제 중국 제조업의 이익 규모 역시 최근 원자재 가격의 가파른 상승으로 지난 5월을 정점으로 계속 하락하는 상태다.
중국은 원자재별로 특정 국가 수입 의존도가 유독 높아 취약하다. 가령 철광석은지난해 기준 호주(59.6%)와 남아프리카공화국(21.6%) 두 국가로부터의 수입 의존도가 80%를 웃돈다. 최근 석탄 수급 불안으로 발생한 중국의 전력난 문제도 이와 무관치 않다. 호주의 코로나19 발원지 조사 요청에 중국이 호주산 제품 수입 중단으로 맞서면서 석탄과 철광석 등 공급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물가 급등에 따른 체제 불안을 경계하는 중국 당국이 원자재 가격 안정을 위한 개입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실제로 중국 당국은 지난 7월 석탄 국가비축분 1,000만 톤 이상 공급 발표 등 가격 안정 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한은은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은 글로벌 수요회복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급 차질로 인한 수급 불균형에 따른 것으로 정책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이 때문에 중국의 원자재 수요 특징과 맞물린 원자재 가격 상승은 중국 기업의 수익 악화→중국 수출 물가 상승→글로벌 인플레 압력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게 한은의 경고다.
한은은 "중국은 그동안 저렴한 인건비를 앞세워 글로벌 저물가에 기여해왔지만, 저출산 및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이 감소하고 임금이 인상되면서 앞으로는 인플레를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며 "개별 원자재의 수급 불균형이 더욱 악화될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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