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0개 권역 센터 통해 제대 군인 취업 등 지원
2018년~올해까지 매년 7,000여 명 취·창업 성공
지원 대상 전역 후 3년에서 올해 모든 장기복무 군인으로 확대
육군 장교로 6년을 복무한 함승훈(41)씨는 2009년 대위로 전역했다. 전역 후 평소 관심이 많았던 운동처방 관련 대학원에 진학해, 자격증까지 취득했지만 취업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함씨는 좌절할 여유가 없었다. 군 복무 시절부터 교제해 온 연인이 임신을 해, 급하게 결혼식까지 올리면서 한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 됐기 때문이다. 이에 함씨는 소방공무원 시험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이라 함씨는 시작부터 막막했다. 이때 손을 내밀어 준 곳이 국가보훈처 제대군인지원센터였다. 함씨는 소방공무원 지원에 필요한 1종대형운전면허 취득을 위한 등록비는 물론, 서울 노량진의 유명 공무원 학원과 제휴된 동영상 강의와 교재 등을 무료로 지원받았다. 소방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함씨는 "다른 수험생처럼 학원을 다닐 여유가 없었는데 센터의 도움을 받아 합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대군인지원센터(센터)가 중장기복무 제대군인들의 인생 2막 설계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센터는 서울과 인천, 대전, 대구, 부산 등 전국 10개 권역에서 운영 중이다. 센터에는 이곳을 찾는 제대군인에게 1대 1로 전문상담사를 배정하고, MBTI(성격유형검사) 등 전문 도구와 다양한 워크숍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과 창업을 위한 맞춤형 설계를 해준다. 또 전문기술 취득이 가능한 전문위탁교육과정과 사이버교육을 제공하고, '직업능력교육개발비'도 지원한다. 기업과 협력해 신규 일자리를 발굴하고, 적합한 인재를 추천하는 것도 센터의 주요 역할이다. 이미 2015년부터 '1사 1제대군인' 채용 캠페인을 통해 매년 제대군인 미채용 기업을 발굴하고, 채용을 독려하고 있다.
중장기 복무 제대군인(5년~19년 6개월)의 구직 활동을 돕기 위한 '전직지원금'도 지급하고 있다. 지원금은 중장기복무 제대군인에게 각각 25만 원, 50만 원씩 최장 6개월간 지급된다. 지급 기간 중 취업이나 창업에 성공하면, 남은 달 지급액의 절반을 일시금으로 준다. 10년 이상 복무 제대군인에게는 보훈특별고용추천을 통한 취업지원을 하는 동시에 본인 및 자녀 교육비와 의료비, 주택 및 대부 지원 등을 통해 생활안정도 돕는다. 센터의 지원으로 2018년 7,079명, 2019년 7,014명, 지난해 6,894명, 올해는 8월까지 5,062명이 취업이나 창업에 성공했다.
제대군인 관련법 개정으로 센터의 역할과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전역 후 3년으로 규정돼 있는 장기복무 제대군인 취업지원 대상이 올해 12월 9일부터는 제대군인 전체로 확대된다. 또 '제대군인 고용 우수기업 인증제'의 법제화로 인증 기업에 인센티브를 부여할 수 있게 돼, 기업들의 고용 참여도 늘어날 것으로 보훈처는 기대하고 있다.
보훈처 관계자는 "제대군인이 역량과 적성에 맞는 좋은 일자리를 찾아 안정적 생활을 영위하고 자아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센터의 목표"라며 "혼자 해답을 찾으려 하지 말고, 지원센터를 찾아 상담하고 가고자 하는 길을 선택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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