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만에 산업생산·서비스업 재개?
심화한 경제위기 정상화엔 시간 걸려
베트남의 산업 수도 호찌민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을 막겠다며 지난 7월부터 유지해 온 최고 수준의 봉쇄령을 풀었다. 석 달 만에 일상 생활과 생산 활동이 가능해진 것이다. 다만 최악으로 치달은 경제 상황이 회복 수준에까지 도달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일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레화빈 호찌민 인민부위원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1일부터 도심 이동 통제를 없애고 시 경계 검문소 39곳만 운영한다"며 "이제 시민들은 통행증 없이 외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호찌민은 올해 7월부터 야외 활동을 사실상 금지한 데 이어, 8월 23일부터는 군이 대부분 가정에 보급품을 공급해 왔다. 3개월에 걸친 강력한 봉쇄가 드디어 완화된 셈이다.
이날 호찌민시는 이동의 자유와 함께, 음료 포장 판매와 쇼핑몰 및 전통 시장의 운영도 허용했다. 운동 등 야외 활동은 15명 이하일 경우 가능하다. 다만 비필수 서비스업인 술집과 마사지 가게·영화관 등의 영업은 계속 금지된다.
호찌민의 봉쇄 완화는 악화된 경제 상황에 기인한다. 베트남은 호찌민을 중심으로 진행된 강력한 이동 통제와 산업 봉쇄 여파로, 지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6.1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년 내 최악의 성장률이다. 여기에 최근 미국의 나이키 등 글로벌 기업도 생산 차질을 이유로 타국에 물량을 이전하는 등 위기 신호는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었다.
다급해진 호찌민시는 이날 하이테크 파크 등 산업단지 가동도 허용하는 등 경제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현지 산업계는 지난 5~6월 코로나19 확산 초기 중남부 고향으로 돌아간 노동자들이 많아 생산라인의 정상 가동까지는 최소 2~3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호찌민의 한국기업 A사 법인장도 "호찌민과 남부 성(省) 간 물류 및 인력 이동에 여전히 제약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베트남은 지난 4월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78만6,20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중 절반가량인 38만4,287명은 호찌민에서 감염됐다. 이달 들어 확진세가 주춤한 베트남은 전날 7,937명이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 수가 7,000명대에 진입한 것은 7월 8일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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