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북핵협상대표 인니 회동
성 김, 남북대화 재개 조짐 논평 안 해
"文 종전선언 제안 긴밀히 소통키로"
미국 측 북핵협상 수석대표인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30일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화성-8형) 발사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북한에 대한 '외교적 관여'를 강조하면서도 북한이 요구하는 대북 적대시 정책 포기에 대해선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원론적 입장만 반복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10월 초 남북통신선 복원 시사로 남북대화 재개 조짐이 나타나는 가운데 북미관계는 평행선을 달리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우리 측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약 1시간 20분간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깊은 우려를 공유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북한 이웃 국가와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이와 관련, 미국은 영국, 프랑스 등과 함께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9월 30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김 대표는 북미대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향한 길을 한국과 모색하고 있다"며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하고 싶다"고 했다. 아울러 "북한과 인도주의적 관심 분야에서도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한미가 함께 마련한 대북 인도적 지원에 호응할 것도 촉구했다.
노 본부장은 "한미는 북측의 담화와 연설, 미사일 발사 등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종합적이고 심도 있는 평가를 공유했다"며 "이런 평가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대화와 외교가 시급하다는 데에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은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에 대한 한반도 긴장과 남북대화 재개 조짐이 혼재된 시점에서 이뤄졌다. 특히 김 위원장이 전날 최고인민회의에서 남북관계에는 손을 내민 반면 북미관계에는 거리를 두면서 미국의 입장 표명이나 태도 변화에 이목이 쏠렸다. 김 대표는 북한의 입장에 대해 "(미국은)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입장을 반복했고, 남북대화 재개 조짐에 대해서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한미는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노 본부장은 "대통령께서 유엔총회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을 상세히 설명했다"고 밝혔고, 김 대표는 "노 본부장으로부터 설명을 들었다. 긴밀한 소통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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