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잡다 혁신 다 죽일라"… '플랫폼 국감' 앞두고 경계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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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잡다 혁신 다 죽일라"… '플랫폼 국감' 앞두고 경계 목소리

입력
2021.10.0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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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플랫폼 때리기' "실제 대비 과해"?
"제2 타다 금지법 나오면 해외 플랫폼 득세"
"기존업자 독과점 지속, 스타트업 악영향"도
"혁신 죽이기보다 공정 살릴 핀셋형 접근해야"

서울에서 운행 중인 카카오T 택시 모습. 뉴시스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압박이 거센 가운데, 국정감사를 계기로 '공정'과 '혁신'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플랫폼 기업의 골목상권 진출 자체를 '악'으로 규정하며 몰아붙이지만, 업계에서는 과도한 '빅테크 때리기'가 자칫 한국의 정보통신(IT) 생태계 성장에 치명상을 입힐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또 규제로 국산 플랫폼의 손발이 묶이면 해외에서처럼 글로벌 플랫폼이 이를 대체할 우려도 높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죽이기식의 접근보다는, 사업자의 불공정 행태만 도려내는 '핀셋형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카카오 계열사 현황


카카오T 매년 수백억 적자... "카카오T 막으면 우버가 시장 대체할 것"

지난달 30일 업계에 따르면, 1일부터 시작하는 올해 국감에서 여야는 모두 카카오, 네이버, 쿠팡 등 대형 플랫폼 기업을 정조준하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둔 정치권은 특히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무기로 국민 일상과 밀접한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얼마 전 카카오T의 요금 인상 사례처럼 시장을 장악한 이후 요금을 대폭 올리는 시도가 확산되면, 대한민국을 '카카오 공화국'으로 만들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플랫폼 기업은 억울함을 호소한다. 혁신성을 무기로 시장을 개척한 뒤, 수익을 거두는 게 플랫폼 경제의 기본이라는 것이다.

실제 지난 2015년 '카카오택시'로 택시 호출 사업에 뛰어든 카카오는 응용프로그램(앱)만으로 택시를 부르고, 결제까지 해주는 혁신으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다. 지난 6년간 매년 수백억 원 적자를 감수하며 택시기사 23만 명, 가입자 2,800만 명을 확보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구글, 페이스북 등도 무료 서비스로 시장을 넓힌 후에 광고나 구독서비스 등 다양한 수익모델로 투자비를 회수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지나치게 가격을 올린다면 결국 다른 서비스에 의해 대체되는 게 시장 원리"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특히 과도한 플랫폼 규제가 결과적으로 해외업체에 시장을 내주는 결과로 이어질까 하는 우려가 높다. 지난해 택시업계의 반발로 타다를 퇴출시킨 '타다 규제법'이 되풀이될 경우, 현재 카카오T 자리를 우버가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기존 독과점 시장에 플랫폼 기업이 진출해 경쟁을 자극하는 긍정적 효과도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스크린골프 시장의 경우, 한때 80% 이상을 골프존이 장악했지만 카카오VX의 '프렌즈 스크린' 등장 이후 경쟁이 치열해졌다. 카카오VX는 친숙한 캐릭터와 더불어, 장비 밎 이용료를 골프존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면서 시장 점유율을 20%대로 끌어올렸다.

카카오 주요 사업의 시장장악 상황


문어발 확장? "스타트업 업계 특성도 함께 봐야"

수많은 계열사를 인수하는 카카오의 일명 '문어발 확장'도 심각한 문제로 여겨진다.

하지만 스타트업 업계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카카오, 네이버에 인수되는 것은 부러움의 대상"이라는 얘기도 공공연히 나온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예전엔 대기업이 스타트업 기술을 그대로 가져다 비슷한 서비스를 내는 것이 문제였다"며 "카카오나 네이버 등 벤처 1세대가 성장하면서 이제는 대가를 치르고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문화가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2012~2020년 카카오가 스타트업계에 투자한 금액은 약 4,300억 원으로, 총 245개 기업이 지원을 받았다. 국내 대표 유니콘 기업 후보인 당근마켓, 왓챠, 두나무도 성장 초기 카카오의 투자가 있었다.

지난해 주요 빅테크 기업 매출규모

한편에선 미국, 유럽의 사례를 들며 플랫폼 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비교 대상이 잘못됐다는 반박이 나온다. 유럽은 구글, 페이스북 등이 미국계가 시장을 장악한 이후 규제 강도를 높이는 상황이다.

미국의 빅테크 기업이 너무 커지면서 시장에 실질적 위험으로 떠오르자 규제가 본격화되고 있다. 아마존, 애플, 구글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454조 원, 323조 원, 215조 원에 달한다. 반면 카카오는 메신저와 택시 호출 외에 독과점이라고 볼 만한 서비스가 없다. 국내 계열사 117곳 중 지난해 연매출 1,000억 원 이상을 거둔 곳은 7개에 불과하고, 61곳은 매출 50억 원도 달성하지 못했다.

카카오의 소규모 계열사들


"카카오도 기존 사업자와 상생안 마련해야"

다만 카카오 역시 플랫폼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기존 시장과 충돌이 예고되는 만큼 그들과 상생할 사업모델을 강구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정부도 이 과정에서 플랫폼 업체와 기존 사업자가 공정한 경쟁을 벌일 환경을 마련하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권세화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은 "현재의 독점거래법, 전자상거래법 등 규제만으로도 플랫폼의 갑질은 충분히 핀셋형 접근 방식으로 제어할 수 있다"며 "공정 가치를 앞세워 기존 산업 보호를 위한 규제에만 집중한다면 자칫 혁신까지 사라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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