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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33개월 억류됐던 캐나다인의 공통점...북한을 잘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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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33개월 억류됐던 캐나다인의 공통점...북한을 잘 알았다

입력
2021.10.0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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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코브릭, 한반도 문제 다룬 중국 전문가
마이클 스페이버, 김정은-로드맨 방문 등 교류 추진
화웨이 부회장 美 이란제재 위반 혐의로 체포되자
중국, 두 캐나다인 간첩 혐의로 체포, 구금
33개월 만 화웨이 부회장, 캐나다인 모두 풀려나

중국 정보당국에 국가안보 위해 혐의로 체포됐던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브릭(왼쪽 사진)과 대북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 이들은 지난달 25일 캐나다로 돌아갔다. VOA 캡처

중국 정보당국에 국가안보 위해 혐의로 체포됐던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브릭(왼쪽 사진)과 대북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 이들은 지난달 25일 캐나다로 돌아갔다. VOA 캡처

북한 관광 및 경제 교류 사업체 '백두문화교류'의 운영자인 마이클 스페이버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북한 황해도 사리원 거리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2018년 12월 업데이트를 멈췄다. 국제 분쟁 전문 싱크탱크인 비정부기구 '크라이시스그룹'의 수석 조언가 마이클 코브릭의 트위터 계정도 리용호 당시 외무상의 중국 방문을 다루는 기사를 올린 후 얼마 되지 않아 활동을 중단했다.

둘은 당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이 미국의 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후 보복성 조치로 구금당했다. 중국 당국이 이들에 간첩 혐의를 적용했지만, 사실상 뚜렷한 근거 없는 억류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2년 9개월이 지난 후 멍 부회장이 풀려나자 마치 맞교환이라도 하듯 캐나다인 2명도 풀려나 고국으로 돌아갔다. 미국과 캐나다, 중국 정부가 부정하고 있지만 '인질 교환'의 성격을 부정할 수 없다.


북한 다룬 두 캐나다인, 불확실한 혐의로 중국 감옥에


외교관 출신 크라이시스그룹 동북아시아 전문 선임조언가 마이클 코브릭의 트위터 캡처. 2018년 리용호 당시 북한 외무상의 중국 방문을 다루고 있다.

외교관 출신 크라이시스그룹 동북아시아 전문 선임조언가 마이클 코브릭의 트위터 캡처. 2018년 리용호 당시 북한 외무상의 중국 방문을 다루고 있다.

2년 9개월 동안 중국에 억류된 마이클 스페이버와 마이클 코브릭은 모두 캐나다인이고 중국을 기반으로 활동했지만, 북한과 관련된 업무를 맡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마이클 코브릭은 외교관 출신으로 중국 전문가다. 캐나다를 대표해 2012~2016년 중국에 주재했고 중국어에 능통하다. 주로 미중 간 경제 교류를 다루는 중국 전문 컨설팅 업체 로듐 그룹에서도 일한 경험이 있고, 체포 직전까지는 크라이시스그룹의 선임 조언가 역을 맡았다.

그가 크라이시스그룹에서 맡은 전문 분야는 동북아시아의 외교안보였다. 크라이시스그룹에 따르면 그는 한반도 문제 관련 보고서에서 북한과 미국 사이의 긴장 완화를 중국이 어떻게 바라보는지 집중적으로 서술했다.


'백두문화교류' 설립자 마이클 스페이버의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스페이버는 수시로 북한을 드나들며 북한과 외부의 교류 사업을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기도 했다.

'백두문화교류' 설립자 마이클 스페이버의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스페이버는 수시로 북한을 드나들며 북한과 외부의 교류 사업을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기도 했다.

마이클 스페이버는 북한 정부와 직접적 인연이 있는 사업가다. 아예 대학에서부터 한국과 동아시아를 전공했고, 당연히 한국어는 물론 조선말(북한어)도 능숙했다. 스페이버는 한국 거주 외국인 대상 잡지 '텐 매거진'과 인터뷰에서 한국관광공사와 서울관광재단 등에서도 마케팅 담당으로 활동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같은 인터뷰에서 그는 2001년에 '고려투어'를 통해 북한을 처음 방문해 '북한에서의 삶'에 흥미를 느꼈다고 밝혔다. 2005년에는 잠시 북한에서 일하며 영어를 가르치기도 했고 2010년부터는 북한 학생과 외국 학생 간 교류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안면이 있는 드문 외국인 민간인이기도 했다. 2013년 미국 농구 스타 데니스 로드맨이 북한에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을 때 중간에 다리를 놓은 인물도 그다. 2015년 설립한 '백두문화교류'는 해외 자본의 북한 투자 가능성을 검토하는 기업이었다.



"단둥에서 압록강 너머 사진 찍었다고 스파이로 몰려"


2014년 중국에 억류된 바 있는 케빈 가랫(오른쪽)과 줄리아 가랫 부부가 캐나다 방송에서 자신들의 경험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부부가 중국에서의 억류 경험을 토대로 펴낸 책표지. 유튜브 캡처

2014년 중국에 억류된 바 있는 케빈 가랫(오른쪽)과 줄리아 가랫 부부가 캐나다 방송에서 자신들의 경험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부부가 중국에서의 억류 경험을 토대로 펴낸 책표지. 유튜브 캡처

공교롭게도 2014년 중국에 의해 억류된 캐나다인도 북한 관련 사업을 하고 있었다. 케빈과 줄리아 가랫 부부는 2007년 중국 신의주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단둥에 커피숍을 차렸다. 북한에 관심이 있는 외교관을 비롯한 외국인들은 이 장소에 자주 모였다. 가랫 부부는 북한 고아들을 도왔고, 더 나아가 북한 내에 장애인 어린이를 위한 학교를 세우고 싶어 했다.

이들의 구상은 2014년 중국 당국이 이들을 간첩 혐의로 체포하면서 무너졌다. 당시 캐나다 거주 중국 사업가 수빈이 미국과 캐나다의 공조로 체포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부부를 억류한 것이다. 줄리아는 6개월 만에 석방됐지만 케빈은 19개월 동안 구금됐으며 석방 직전에는 중국 법원으로부터 8년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부부가 북한 고아들을 지원하기 위해 모아 놓은 기금의 상당 부분은 중국에 벌금으로 넘어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재판 당시 중국 측에서는 케빈이 단둥 거리와 압록강 건너 북한을 찍은 것이 첩보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들의 북한 관련 활동이 유엔 제재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캐나다 정보기관 직원이 이들을 방문한 내역도 증거로 내세웠다. 코브릭이나 스페이버 역시 중국에서 촬영한 사진이나, 북한과 소통하는 등의 업무에 필요한 활동 등을 중국 당국이 문제 삼았을 가능성이 높다.

가랫 부부는 두 캐나다인이 중국에 억류되기 직전인 2018년 11월 자신들의 억류 경험을 책으로 펴냈고, 두 캐나다인이 억류당한 이후에는 더더욱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이들에 따르면 코브릭과 스페이버가 다시 북한 관련 활동을 이어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케빈 가랫은 "나도 (평소 생활에) 다시 적응하는 데 1년 반이 걸렸고, 여전히 두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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