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억짜리 최첨단 '방사광가속기에다
국내 3번째 300㎸급 극저온전자현미경 등
첨단장비로 무장...암 등 신약물질 개발 나서
국비 229억 등 458억 들여…포스텍이 운영
방사광가속기처럼 약물이 작용하는 표적 단백질의 구조를 관찰하는 극저온전자현미경을 갖춘 세포막단백질 연구소가 경북 포항에 문을 열었다. 연구소는 막단백질에 집적된 연구시설로는 국내 최초, 세계적으로도 독일·미국에 이은 세 번째로 국내 신약개발 산업 분야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29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세계적인 신약개발 산업을 선도할 세포막단백질 연구소가 이날 포항 북구 흥해읍 이인리에 조성중인 융합기술산업지구 내 준공했다. 연구소는 지난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가속기 기반 신약개발 사업 일환으로 추진됐다. 국비 229억원과 도비 106억5,000만원, 시비 122억5,000만원 등 총 458억원이 투입됐으며 부지 7,512㎡에 연면적 6,086㎡로 지하1층~지상4층 규모다.
세포막단백질 연구소가 포항에 들어선 데는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내 설치된 방사광가속기가 결정적이었다. 세포막단백질 연구에는 ‘꿈의 현미경’으로 불리는 방사광가속기와 함께 극저온전자현미경이 필요하지만, 포항은 건설에 수천억 원이 드는 3세대·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보유하고도 정작 수십 억 원의 극저온전자현미경은 없었다. 이번에 준공한 연구소에는 국내에서 세 번째로 300㎸의 고해상도 극저온전자현미경 1대와 200㎸짜리 1대가 설치됐다.
방사광가속기는 전자 입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할 때 만들어지는 밝은 빛을 이용해 물질의 구조와 특성을 파악한다.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와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가 방사광가속기를 통해 분석한 단백질 구조를 바탕으로 개발한 신약이다.
하지만 방사광가속기는 세포막단백질을 결정으로 만들어야 하는 단점이 있다. 극저온전자현미경은 결정화가 어려운 세포막단백질을 영하 200도 이하의 극저온 상태로 급속 냉각시켜 분자의 움직임을 잠깐 멈추게 한 뒤 관찰하는 장비다. 방사광가속기만큼 물질의 구조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는 없지만, 가속기 단점을 보완한 연구장비인 셈이다.
세포막단백질 연구소는 방사광가속기를 운영중인 포스텍이 위탁받아 운영한다. 앞으로 암, 감염성, 대사성, 뇌, 심혈관, 희귀질환 등 6대 중증질환 막단백질 구조분석, 기능, 응용연구를 통해 항체의약품과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한다. 총 5개 과제에 181억원 규모의 연구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이날 연구소 준공식에 참석한 이철우 지사는 “극저온전자현미경 2대를 보유한 세포막단백질 연구소가 본격 운영되면 세계적인 최첨단 연구시설인 방사광가속기와 상호보완하며 국내 신약개발 산업도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강덕 포항시장도 “오는 12월에는 식물백신과 바이오 육성을 위한 그린백신실증지원센터가 완공될 예정으로, 포항은 명실상부 신약개발 산업의 메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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