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치러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에서 국어는 쉽게, 수학과 영어는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처음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지는 수능이 9월 모평과 비슷하게 출제되면 문과생의 상당한 고전이 예상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29일 9월 모평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수능 출제기관인 평가원이 1년에 두 차례(6·9월) 실시하는 모의평가 중 마지막 시험이다. 응시생은 40만1,705명으로 6월 모의평가보다 1,887명 늘었다. 재학생 32만4,738명, 졸업생과 검정고시 합격자 7만6,967명이 응시했다.
영어 절대평가 전환 후 가장 어려워
우선 절대평가인 영어가 아주 어려웠다. 90점 이상으로 1등급을 받은 학생 비율이 4.87%에 그쳐 영어 절대평가가 시작된 2018학년도 수능 이후 1등급 비율이 가장 적었다. 지난해 수능에서 영어는 1등급이 12.66%, 6월 모의평가는 5.51%였다. EBS 교재와 수능 연계율을 낮춘 것이 배경으로 풀이되지만 학습량 감소를 위해 도입한 절대평가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영어가 어렵게 출제되면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수험생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다만 통합 수능에 따른 최저학력기준 충족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주로 문과라는 점에서, 실제 수능은 이보다 쉽게 출제될 것이란 예상이 많다.
문과 불리한 수학... 이과 선택자 늘어
수학 역시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만점자에게 주어지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145점으로 나타났다. 원점수에 표준편차를 반영해 산출하는 표준점수는 시험이 어려우면 올라간다. 통상 120점대면 ‘물수능’, 140점대면 ‘불수능’이라고 불린다. 지난해 수능(137점)보다 8점 올랐고, 지난 6월 모의평가(146점)보다는 1점 하락했다. 수학 만점자는 1,211명(0.31%)으로, 지난해 가형 만점자 971명(0.70%) 나형 만점자 1,427명(0.53%)을 합친 2,398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문?이과 구분이 사라지며 수학에 강한 이과학생들이 1등급을 휩쓸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직교사로 구성된 서울중등진학연구회가 발표한 ‘9월 모의평가 가채점 분석’에 따르면 수학 1등급 학생 중 문과학생이 주로 보는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응시생은 6.9%에 불과했고 미적분(84.1%), 기하(9%) 응시생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선택과목에 따라 같은 원점수를 받고도 표준점수가 달라지는 ‘유불리’ 현상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지난 6월 모의평가 때보다 확률과 통계 응시생 비율이 줄고(55.4%→52.8%), 미적분(37.1%→39.3%), 기하(7.5%→7.9%) 응시생 비율은 늘었다.
불수능 의식한 국어... 너무 쉬워
국어는 지난해 수능을 의식해서인지 상당히 쉽게 출제됐다. 국어 만점자는 1.61%로 지난해 수능 만점자 0.04%보다, 지난 6월 모의평가 0.05%보다도 크게 늘었다. 만점자에게 주어지는 표준점수 최고점 역시 127점으로 지난해 수능 144점보다 17점, 지난 6월 모의평가 146점보다 19점이나 내려갔다. 수학, 영어와 마찬가지로, 비슷한 난이도로 수능에 출제된다면 국어에 강한 문과생이 불리한 구조다.
한편 절대평가로 치러진 한국사는 1등급이 7.6%에 불과하고, 1~3등급 합산(26.26%)이 지난해 수능 1등급(34.32%)보다 적어 어렵게 출제됐지만, 중상위권 이상 학생들의 대입에 미칠 변수는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권 대부분 대학이 한국사 3등급 이내, 이공계 학과는 4등급 이내만 들면 감점요인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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