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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한 신미제국' 실체 밝힌다... 해남서 호남 최대 규모 마한·백제 고분군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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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한 신미제국' 실체 밝힌다... 해남서 호남 최대 규모 마한·백제 고분군 확인

입력
2021.09.29 13:12
수정
2021.09.2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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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군이 28일 오후 문화재청 등이 참여한 마한 신미제국의 읍호리고분군 발굴 현장 설명회를 가졌다. 해남군 제공

전남 해남군이 28일 오후 문화재청 등이 참여한 마한 신미제국의 읍호리고분군 발굴 현장 설명회를 가졌다. 해남군 제공



전남 해남군 현산면 읍호리 고분군에서 호남 최대 규모의 마한·백제 고분군 110여기가 확인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해남반도가 마한의 맹주로 성장한 신미제국(新彌諸國)의 본거지로 추정된다.

29일 전남도와 해남군에 따르면 실제로 마한 신미제국은 중국 역사서 진서와 일본서기에 등장하는 잊혀진 나라로 알려졌다. 이번 읍호리 고분군은 신미제국의 위상과 정체성을 찾는데 귀중한 단초를 제공할 전망이다.

해남군은 28일 오후 현산면 읍호리 읍호고분군 발굴조사 현장에서 문화재청 자문위원회와 전남도 등이 참여해 현장설명회를 가졌다. 해남반도·전라도 지역에서 발견된 고분군으로는 최대 규모로, 마한 시기에 해당하는 5세기 중엽부터 6세기 후반까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군은 해남읍호고분군의 훼손방지를 위해 7월부터 일부 구역에 한해 긴급 발굴조사를 실시했다. 읍호리 고분군은 이번 조사된 읍호고분 구역과 기존에 보고된 고담고분 구역 등을 포함해 직선거리가 3㎞(약 140만㎡)에 이르는 대규모 분묘 유적이다.

특히 110여 기에 가까운 분묘 흔적이 육안으로 확인됐다는 점에서 현산면 읍호리 일대가 해남반도를 중심으로 성장했던 마한의 대표 주자인 신미국(新彌國)의 중심세력과 관련된 핵심지역임을 밝히는 구체적 증거로 평가 받고있다.

중국 대륙과 한반도 그리고 일본열도를 잇는 동북아시아 국제교류 무역망에서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를 점하고 있던 해남반도는 마한의 역사와 문화를 마지막까지 품고 있었던 현장이다.

해남은 3세기 중반 쇠퇴한 목지국을 대신해 마한의 맹주가 되었던 신미제국(신운신국·침미다례)의 유력한 본거지로 추정되고 있다. 통일신라시대 침명현(현재 현산면)과 음이 비슷하고, 백제가 침미다례를 공격하기 전에 점령한 고해진과 가깝다는 점이 주된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읍호리 고분군은 발굴조사를 통해 중국 대륙까지 별도 외교정책을 펼쳤던 해남반도 마한세력의 실체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위상과 정체성을 찾는 귀중한 계기가 되고 있다.

고분군은 마한 중심세력의 변화과정을 밝힐 수 있는 중요 유적으로 관심이다. 1차 발굴조사에서 집단 묘역임을 확인했으며, 최초 노출된 10기 고분군 중 6기에서 백제 사비기 석실분(묘)이 조사됐다. 백제 사비기는 공주에서 부여로 도읍을 후부터 멸망까지(538∼660년)다. 석실은 6세기 전반 이전의 특징부터, 6세기 중반의 전형적인 구조와 퇴화된 석실까지 사비기 석실 변화를 한눈에 보여주고 있다.

읍호리 고분군 인근에는 군곡리 패총(사적 제449호), 월송리 조산고분(전남도기념물 제86호), 백방산성, 일평리 성지 등도 산재해 있어 기원전후부터 600여 년 가까이 고대세력의 중심지였던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발굴조사는 고분군의 훼손이 진행되고 있어 일부 구역에 한해 긴급 발굴조사를 실시했다. 군은 앞으로 지속적인 발굴조사와 보존대책 수립을 통해 해남반도 마한 세력의 역사적 위상을 제고해 나갈 방침이다.

유영광 전남도 문화자원과장은 "전남도가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한 뒤에 전체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면서 "유적의 범위가 넓어 도굴로 인한 유적 훼손 위험성이 높아 신속한 발굴조사와 보존대책 수립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명현관 해남군수는 "읍호리 고분군을 비롯해 해남반도에 수많은 마한관련 문화재가 밀집 분포한다는 것은 해남이 마한시기 해양문화의 요충지이자, 마한의 중심지임을 확인하는 귀중한 자료"라며 "마한의 전모를 추적해 역사적 위상을 제고하고 대국민 역사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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