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삼성·LG가 장악한 스마트TV 시장에 도전장 내민 구글·아마존

알림

삼성·LG가 장악한 스마트TV 시장에 도전장 내민 구글·아마존

입력
2021.09.28 16:14
수정
2021.09.28 16:24
0 0

구글, 크롬캐스트 기술 유튜브 콘텐츠 앞세워
아마존, 저가 앞세워 자사 파이어 TV 키우기
시장 뺏긴 컴캐스트는 스마트TV로 영토 회복
삼성은 'TV 플러스' 통해 무료 스트리밍 강화

게티이미지뱅크 코리아

게티이미지뱅크 코리아

구글, 아마존, 컴캐스트 등 미국 IT업계 공룡들이 잇따라 자사 브랜드 스마트TV 출시 계획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TV와 연결된 인터넷을 통해 넷플릭스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쉽게 즐길 수 있는 스마트TV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스마트TV 붐을 타고 미국 TV 시장 1, 2위를 차지하는 삼성전자, LG전자는 사상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후발주자인 대만출신 TV업체 비지오(Vizio)도 상장에 성공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TV제조사뿐만 아니라 아마존, 구글과 케이블TV 1위 사업자 컴캐스트(Comcast)도 스마트TV 시장 진입을 선언하면서, 스마트TV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미 TV에서 각종 스트리밍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크롬캐스트를 판매하고 있는 구글은 최근 인터넷에 연결이 가능한 스마트TV(Smart TV)를 출시를 준비 중이다. 크롬캐스트를 TV에 내장한 스마트TV인 셈이다. 구글의 안드로이드TV 시스템이 들어간 스마트TV는 많지만, 구글이 직접 TV를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글이 직접 만든 스마트폰인 픽셀폰과 같은 '픽셀 TV'가 나오는 셈이다.

구글은 기존 스마트TV와 경쟁을 위해 무료 스트리밍 채널 사업자들과 협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스마트TV 시장에 직접 뛰어들기로 한 것은 스마트TV가 스트리밍, 유튜브, 음악 재생 등의 미디어 재생 플랫폼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여러 기기 중에 ‘스마트TV’ 이용 시간이 82%를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스마트TV의 광고 시장도 커지고 있다. 유튜브의 광고의 경우 2023년이 되면 40% 정도가 스마트TV에서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은 이미 실시간 채널들이 포함된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유튜브TV’를 월 65달러에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내놓을 구글의 스마트TV는 광고를 제공하는 대신 무료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실시간 TV에 가깝다. 이렇게 되면 구글은 유료(유튜브TV)와 무료 TV시장을 모두 공략하게 된다.

구글의 스마트TV는 이르면 올해 연말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지난 2014년에도 안드로이드TV를 출시했었다. 당시 안드로이드TV도 실시간 채널들을 묶고 VOD채널들을 서비스하는 전략을 앞세웠다. 그러나 실시간 채널들이 인터넷TV가 자신들의 본질 수익원(광고 및 케이블TV)을 잠식하지 않을까 우려에 채널들이 공급을 주저하면서 사실상 실패했다. 그러나 전체 방송 시장이 이제 스트리밍 서비스로 옮겨감에 따라 구글은 다시 한번 구글TV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미국 케이블TV 시장 1위 컴캐스트도 스마트TV 진출을 준비 중이다. 프로토콜은 컴캐스트가 중국 TV제조 업체 ‘하이센스(Hisense)’와 ‘엑스클래스(XClass)’ 브랜드로 스마트TV 2종류를 출시하는 내용의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제품 출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연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엑스클래스TV(XClass TVs)는 컴캐스트의 스마트 방송 운영 체제인 X1을 탑재했다. 이 플랫폼은 현재 컴캐스트의 케이블TV 셋톱 박스에도 설치되어 있으며 셋톱박스가 없는 온라인 스트리밍 박스 엑스피니티 플렉스(Xfinity Flex)에도 쓰인다. 그러나 엑스클래스TV와 이전 컴캐스트의 스마트TV플랫폼과의 차이는 유료 방송 가입 유무다.

엑스클래스TV는 컴캐스트에 가입하지 않아도 다양한 실시간과 VOD채널을 볼 수 있다. 아마존TV나 구글TV와도 같다. 이어 앞서 컴캐스트는 월마트(Walmart)와 스마트TV 판매 계약을 맺었다. 미국 내 최고 오프라인 매장과의 계약을 통해 컴캐스트의 스마트TV 판매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스트리밍 서비스 및 스마트TV 확산 등 오디언스들이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에 바로 연결되는 ‘DTC’ 시장이 대세가 되면서 컴캐스트의 지위는 흔들리고 있다. 유료 방송 가입자 이탈은 현실을 넘어 위기로 다가고 있다. 컴캐스트의 스마트TV 진출은 오래전부터 감지되어 왔다. 프로토콜은 지난 2월 컴캐스트가 ‘X Class TV’ 상표권을 등록했다고 보도했다. 단편적인 언론 보도 외 컴캐스트 스마트TV의 스펙이나 제공 채널 등은 아직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업계에선 컴캐스트가 연내에 XClass 브랜드로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하이센스(Hisense)는 43인치와 50인치 두 개의 모델의 4K TV를 준비 중이다. 이 TV에서는 넷플릭스, 훌루, 디즈니+ 등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와 투비(Tubi), 플루토(Pluto)와 같은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및 컴캐스트의 피콕(Peacock) 애플리케이션도 제공된다. 피콕의 경우 제품을 구입하면 1년 정도의 무료 이용권도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컴캐스트는 향후 이 스마트TV 플랫폼을 케이블TV를 대체하는 서비스로 키우는 것이 목표다. 때문에 케이블TV가입자뿐만 아니라 이외 다양한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설계하고 있다. 독자 스마트TV플랫폼을 가질 경우 해외 진출도 가능하다. 컴캐스트와 같은 방송 서비스는 전형적인 규제 산업으로 기본적으로 해외 진출 자체가 어렵다. 그러나 플랫폼 안에 콘텐츠와 채널을 담는다면 충분히 글로벌 시장에서도 승산이 있다.

컴캐스트의 CEO 브라이언 로버츠는 지난해 골드먼삭스 컨퍼런스(Goldman Sachs conference)에서 투자자들에게 “우리는 기본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스마트TV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며 “스마트 TV에 점점 더 많이 의존하는 소비자들에게 기능을 제공할 수 있을까라는 것이 관건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아마존은 최근 자사의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 파이어T(Fire tv)를 탑재한 ‘파이어TV’를 발표했다. 아마존의 파이어TV 옴니(The Omni)시리즈는 10월 출시되며 410달러(약 50만 원) 정도로 43인치에서 75인치 스크린으로 나온다. 이 TV에는 아마존의 파이어TV 스트리밍 플랫폼이 설치되며 다양한 무료 채널과 VOD를 볼 수 있는 점은 다른 스마트TV서비스들과 같다.

기존 스마트TV 제조사들의 대응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삼성이나 LG, 비지오(Vizio) 등 TV제조사뿐만 아니라 플루토TV(Pluto TV), 투비(Tubi), 로쿠 채널 등 전문 FAST 서비스들은 제공하는 채널은 급속도로 늘고 있다.

삼성 FAST플랫폼(TV플러스)은 150개 이상의 무료 채널을 서비스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 매체와 인터뷰에서 “삼성이 TV플러스를 통해 실시간 프로그램 방송은 매달 수십억 분 이상을 방송하고 있다”고 밝혔다. FAST서비스들은 무료 실시간 채널들을 대거 확보하면서 사실상 케이블TV와 차이가 없어지고 있다. 일부에선 ‘기본 케이블TV(Basic Cable)’이라고도 부르고 있다. 현재 로쿠(Roku)는 200개가 넘는 실시간 및 VOD채널을 방송하고 있다.

FAST에 서비스하는 채널도 늘고 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들도 스스로 FAST에 서비스되는 채널을 만들고 있다. AMC네트워크는 ‘The Walking Dead’만을 상영하는 ‘워킹데드 채널’ 등 자사의 유명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FAST채널을 스트리밍 TV에 런칭했다. 웨더 채널, 로이터, 블룸버그 등 전문 채널들도 FAST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요즘엔 프렌데(Prende) TV 등 미국 내 상당수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라틴 시청자를 겨냥한 FAST채널들도 나오고 있다. 이 채널들은 케이블TV 구독자 감소로 줄어든 디지털 광고 매출 등을 스튜디오에 보전해주고 있다.

미국 지역 지상파 방송 사업자들도 지역 뉴스를 앞세워 FAST채널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스트리밍서비스 확대로 방송 직접 수신률이 떨어지고 유료 방송 이용 고객이 줄면서 시청자와의 접점을 다시 구축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스크립스(Scripps), 싱클레어(Singclair), 넥스타(Nexstar) 등이 대표적이다.

FAST서비스에 볼거리가 많아지면서 이를 서비스하는 스마트TV 판매와 보급도 크게 늘고 있다. 앞으로도 더 큰 성장이 예고된다. 컴캐스트와 구글의 스마트TV시장 진출이 틀리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특히, 스마트TV 플랫폼의 성공은 미래 스트리밍 서비스 주도권과 연관이 있다. 스마트TV는 오디언스를 콘텐츠로 이끄는 길목(허브)이 된다. 과거 컴캐스트 등 유료 방송이 맡았던 지위다. 컴캐스트가 스마트TV에 뛰어들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사람들이 더 이상 유료 방송을 가입하지 않고 스트리밍 서비스로 직행함에 따라 이들을 묶어 놓을 필요가 생겼다.

IT 전문매체 더 밀크는 "구글, 컴캐스트, 아마존 등의 목적은 단순히 하드웨어 스마트 TV 수상기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성장하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스마트TV에 뛰어든 것"이라며 "스트리밍 서비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투가 스마트TV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