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기부·자원봉사 줄어
"소외된 이웃에 희망을" 도움 호소
"힘든 이웃들의 겨울은 길고 외로운데 걱정입니다."
18년째 취약계층에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정해창(60) 춘천연탄은행 대표는 요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역 내 1,000가구의 겨울나기를 도울 연탄은행 개소를 불과 이틀 앞두고도 창고가 채워지지 않은 탓이다. 당장 다음 달 2일부터 연탄배달을 시작해야 하지만 창고에 남은 연탄은 1,500여 장에 불과하다.
정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직장을 잃은 분들까지 지원할 곳은 늘어난 반면 기부는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더구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모임을 자제하는 분위기로 연탄을 배달할 자원봉사자 발길이 끊어진 것도 정 대표의 한숨을 깊게 한다. "지난해 연탄배달 참여 인원이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2019년 겨울보다 무려 90% 가까이 줄었다"는 게 연탄은행의 하소연이다.
그의 걱정은 이뿐만이 아니다. 7년 전 시작한 무료급식소 운영이 지난해부터 중단돼, 최근 시작한 도시락 배달도 조리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천직인 봉사활동을 접을 수 없는 그는 이곳저곳을 찾아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정 대표는 "많은 이웃들이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위축된 것은 물론 외출도 제한돼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이 예상된다"며 "연탄 한 장은 타고 나면 하얀 재만 남지만, 따뜻한 사랑은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과 삼청동, 강원 원주시 등 전국 31곳에서 연탄은행을 운영하는 밥상공동체도 온정의 손길이 줄어들까 걱정이다.
지난해 밥상공동체에 답지한 연탄 기부는 491만5,326장으로 전년보다 조금 늘긴 했으나, 대부분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 들어온 것이다. 바이러스가 확산하자 2019년 1만7,000명을 넘었던 자원봉사자도 6,254명까지 급감했다. 소외된 이웃들에게 따뜻한 한끼를 제공했던 무료 급식지원도 2019년 7만1,318명에서 지난해 2만9,418명으로 60% 이상 줄었다.
올겨울 전국 2만여 가구에 연탄 250만 장을 지원할 계획인 밥상공동체는 다음 달 13일과 16일 원주와 서울의 연탄은행 개소식을 앞두고 홈페이지를 통해 자원봉사자 추가 모집에 나섰다. '봉사활동의 경우 49명까지 모일 수 있다'는 점을 홍보하며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밥상공동체 관계자는 "어려움에 직면한 이웃들에게 연탄 1장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며 "우리보다 낮은 곳에 있는 이웃들의 겨울은 길고 추운 만큼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