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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벅찬 누리호 발사를 기다리며 

입력
2021.09.30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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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대로 이송해 기립장치에 기립된 누리호 비행 기체의 모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발사대로 이송해 기립장치에 기립된 누리호 비행 기체의 모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12년의 연구개발 끝에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기념비적인 첫 발사(10월 21일)를 앞두고 있다. 2013년 나로호가 발사됐지만, 이때는 러시아의 도움을 받았다. 이번 누리호 발사가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세계 7번째로 75톤급 액체 로켓엔진을 보유한 명실상부 우주강국으로 도약하게 된다. 개발을 총지휘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각자 자리에서 자기 역할을 해준 300여 기업의 피와 땀이 모여 이룬 쾌거다.

세계는 이미 민간기업들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시대에 돌입했다.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버진갤럭틱 등 스타 CEO들이 이끄는 민간기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세계 우주사업 규모가 2018년 400조 원에서 2040년엔 1,240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누리호 발사가 최종 성공하면 미국 대비 기술격차가 기존 17년에서 10년 이내로 좁혀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한미 미사일 지침도 종료돼 마침내 우리도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게 됐다. 누리호 발사는 국산 발사체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우리나라 우주개발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발사체는 다양한 우주사업을 전개하기 위한 필수 인프라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항우연이 고군 분투하며 기술 발전을 이끌어 왔으며, 그 덕분에 독자기술 엔진 등 한국형 발사체를 위한 필요한 핵심기술을 확보했다. 향후 본격적 우주개발에 나서려면 가성비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양산형 발사체가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가 누리호 기술의 민간 이전을 준비 중인 것은 고무적이다. 첫 발사 이후 기술 성숙도를 높이고 민간에 발사체 전체 기술을 이식하기 위해 총 5회의 후속 발사가 예정되어 있다.

이젠 민간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우주 산업은 원하는 때에 보다 싼 비용으로 우리 위성과 우주인을 보낼 수 있어야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참고로 한화그룹은 최근 ‘스페이스 허브’ 조직을 출범, 우주 발사체 및 위성 등 우주사업 진입을 본격 계획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주사업본부를 신설, 국내 발사체 사업을 준비 중이다.

현재의 우주 산업은 대항해 시대 신대륙 발견을 닮았다. 과거의 우주 탐사는 다녀온 것 자체에 의의를 뒀지만, 미래의 우주 탐험과 개척은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삶의 터전, 즉 ‘우주 신대륙’을 발견하는 것이다. 정부가 기술 선구자 역할을 하되 기업도 더 활발하게 산업 생태계를 이끌어야 한다. 우주 산업도 반도체, 자동차, 조선을 잇는 우리나라의 새로운 대표 산업이 될 수 있다. 누리호 발사를 통해 우주를 꿈꾸게 될 청년들과 기업들의 혁신적 아이디어로 대한민국 발사체 산업이 크게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유동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우주사업본부장·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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