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쿼드로 中 옥죄고, 화웨이 부회장 풀어 동맹 돕고... '바이든式 강약 조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쿼드로 中 옥죄고, 화웨이 부회장 풀어 동맹 돕고... '바이든式 강약 조절'

입력
2021.09.26 16:30
수정
2021.09.26 18:13
6면
0 0

24일 美·日·호주·인도, 첫 쿼드 정상회의 열어
같은 날 멍완저우 부회장 2년 9개월 만에 석방
갈등 완충재 기대... 단기간 美中관계 개선 난망

조 바이든(왼쪽 두번째부터 시계 방향) 미국 대통령이 24일 워싱턴 백악관으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초청해 중국 견제용 안보협의체 '쿼드(Quad)' 첫 대면 정상회의를 갖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 두번째부터 시계 방향) 미국 대통령이 24일 워싱턴 백악관으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초청해 중국 견제용 안보협의체 '쿼드(Quad)' 첫 대면 정상회의를 갖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이 24일(현지시간) 중국과 관련된 두 가지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중국 견제용 안보협의체 ‘쿼드(Quad)’ 첫 대면 정상회의는 사회기반시설(인프라)과 신기술 등으로 협력 분야를 넓혀 갔다.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1,030일간 이어진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체포 건을 해소했다. 미국이 중국과의 긴장 대립 수위를 조절한 셈이다. 하지만 미중 관계가 단기간 내에 개선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워싱턴 백악관으로 초청해 쿼드 정상회의를 열었다. 지난 3월 화상 정상회의에 이어 6개월 만에 가진 두 번째 정상회의다. 4개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이다.

회의에서 중국이 직접 거명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4개국 정상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공통적으로 언급하며 중국 포위 그물망 구축 의지를 분명히 했다. 중국 견제가 가능한 지역 강국을 쿼드로 모은 데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영국에다 호주를 더해 ‘오커스(AUKUS)’까지 출범시키면서 대(對)중국 군사 안보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지원키로 한 게 백미다.

쿼드 정상들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이 유엔 의무를 준수하고 도발을 자제하며 실질적인 대화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는 문구도 넣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내용은 중국을 겨냥했다. “유엔 해양법협약이 반영된 국제법을 지지해 동·남중국해를 포함한 해역에서 도전에 맞서겠다” 등의 문구가 대표적이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및 백신 △기후변화 대응 △5세대(5G) 네트워크 구축 같은 신기술 △사이버 안보 대응 △인프라 △우주 공간 위성 기술 등 각 분야 협력 강조를 통해 전방위에서 중국과 맞서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캐나다에서 체포된 지 2년 9개월 만에 풀려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멍완저우 부회장이 25일 에어차이나 전세기편으로 중국 선전 바오안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환영 나온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붉은색 원피스 차림의 멍 부회장은 외국 정상처럼 국빈급 환대를 받았다. 선전=신화통신 연합뉴스

캐나다에서 체포된 지 2년 9개월 만에 풀려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멍완저우 부회장이 25일 에어차이나 전세기편으로 중국 선전 바오안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환영 나온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붉은색 원피스 차림의 멍 부회장은 외국 정상처럼 국빈급 환대를 받았다. 선전=신화통신 연합뉴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관련 미중 공방이 일단락된 일도 상징적이다. 캐나다 밴쿠버 가택연금에서 풀려난 멍 부회장은 중국 정부가 보낸 전세기를 타고 25일 중국 선전으로 돌아가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다. 2018년 12월 미국 요청으로 캐나다 당국이 멍 부회장을 체포한 뒤 가택연금이 시작됐고, 중국이 보복으로 캐나다 시민 2명을 체포해 중형을 선고하며 미국·캐나다와 중국 간 관계가 악화한 지 2년 9개월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0일 90분간 전화 통화를 했다. 7개월 만의 통화였다. 이 자리에서 멍 부회장 석방 문제를 비롯해 미중 현안이 광범위하게 논의됐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 시 주석도 “중미관계를 가능한 한 빨리 안정적 발전의 올바른 궤도로 되돌려야 한다”고 했고, 바이든 대통령이 미중정상회담을 제안했다는 보도도 나왔을 정도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중 압박을 이어가면서도 멍 부회장 석방으로 완충재를 찾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입장에선 쿼드, 오커스 등으로 중국을 최대치로 압박하는 상황인 만큼 강약을 조절할 필요가 있었다. 또 멍 부회장 문제를 해소해 미국의 핵심 동맹인 캐나다를 챙긴 측면도 있다.

다만 이번 석방에도 불구하고 미중관계가 급속히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이번 교환은 미중 간 긴장을 수십 년 만에 최악에 이르게 했던 곪아 터진 분쟁 중 하나를 해결했다”면서도 “그러나 (중국에 대해 미국이 문제 삼는) 인권 논란과 홍콩 문제, 간첩 행위 의혹,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 위협 등 문제들뿐만 아니라,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베이징의 두려움 등을 해결하는 데에도 별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