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시간 많다고요? 추석 연휴 '순삭'할 OTT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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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시간 많다고요? 추석 연휴 '순삭'할 OTT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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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2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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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왓챠 등에서 볼만한 10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때문에 집 밖에 나서긴 싫다면. 매년 그 밥에 그 나물 같은 TV 설날 특집이 내키지 않는다면. 그럼에도 재미있는 영상 콘텐츠를 보며 추석 연휴를 알차게 보내고 싶다면. 답은 하나, 동영상온라인서비스(OTT)다. 넷플릭스와 왓챠, 웨이브 등에서 다종다양한 재미를 갖춘 영화나 드라마를 찾아보면 된다. 연휴를 순삭시킬 OTT 10편을 소개한다.

①‘더 체어’(넷플릭스)

더 체어. 넷플릭스 제공

재미동포 2세 김지윤(샌드라 오)은 명문대 영문학과 교수다. 그는 유색인 여성 최초로 학과장이 됐다. 인기가 땅에 떨어진 영문학과를 학생들 눈높이에 맞추면서 교수진 구성에 다양성을 확보하고 싶다. 우수 교수 확보도 우선 과제. 하지만 학과장이란 직책만 그럴 듯할 뿐 힘은 딱히 없다. 학장이 간섭하고, 나이든 동료 백인 교수들이 훼방을 놓는다. 악의는 없다. 그들 나름대로 살 길을 찾아 행동하다 보니 김지윤을 여러 모로 압박할 뿐. 학과 문제만으로도 머리가 아픈데 입양한 딸은 속을 썩이고, 동료 남자 교수는 연심을 드러낸다. 김지윤은 갖은 난관을 극복하고 여러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시청 포인트: 한국계를 진정한 주연으로 놓은, 매우 드문 드라마.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②‘핸드메이즈 테일’(왓챠/웨이브)

'핸드메이즈 테일'. MGM 제공

가까운 미래 기독교 극단주의 단체가 미국에서 정권을 잡는다. 여성은 사회 활동을 못한다. 자신만의 은행계좌를 가질 수도 없다. 여성은 그저 남성의 종속물. 극단적 가부장제가 사회를 지배한다. 정부를 함부로 욕할 수도 없다. ‘눈’이라는 비밀 정보원이 언제 어디서 보고 들을지 알 수 없다. 환경오염으로 여성 대부분은 불임인, 절망적인 시대. 출산 가능한 소수 여성은 사령관이라 불리는 정부 요인들에게 배정된다. 정해진 기간 내 애를 낳지 못하면 험한 곳으로 쫓겨난다. 애를 낳으면 뺏길 운명. 주인공 준(엘리자베스 모스)은 생존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갖은 애를 써야 한다.

※시청 포인트: 이슬람이든, 기독교든 극단주의가 얼마나 무서운지 실감나게 보여주는 수작.

③‘더 서펀트’(넷플릭스)

'더 서펀트'. 넷플릭스 제공

배낭족에게 유난히 친절하다. 보석을 선물하거나 숙소를 제공한다. 돈에 쪼들리기 마련인 배낭족은 친절함에 마음을 열 수 밖에. 세상에 대한 호기심은 많고, 사람들과 문화에 대해 편견이 없는 사람이라면 경계가 더더욱 느슨해질 수 밖에. 하지만 모든 친절이 자신들의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한 미끼에 불과하다면. 친절을 베풀고, 편의를 제공하는 사람이 인면수심의 범죄자라면.

1970년대 태국을 근거지로 서구 배낭족 젊은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자의 실화를 다룬 드라마다. 연쇄 살인범이 경찰의 추격을 벗어나는 과정, 그를 잡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는 말단 외교관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된다.

※시청 포인트: 여행자 누구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섬뜩.

④‘프레이밍 브리트니’(왓챠)

영화 '프레이밍 브리트니'. Red Arrow Studios International GmbH 제공

20대가 되기도 전 세계적 스타가 됐다. 1999년 ‘베이비 원 모어 타임’ 한 곡만 담긴 음반은 발매 첫 날에만 50만 장이 팔렸다. 두 번째 음반은 더 큰 성공을 거뒀다. ‘웁스 아이 디드 잇 어게인’은 전 세계에서 2,000만 장 가량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빛이 강하면 어둠이 짙기 마련일까.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곧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숱한 연애로 화제를 뿌리다가 파파라치 등쌀에 시달렸다. 약물에 손댔고, 정상적인 사회 활동이 불가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아버지가 후견인으로 나섰다. 직계가족이 몸과 재산을 돌본다니 법원도 흔쾌히 허락했다. 하지만 스피어스가 정상적인 판단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을 했는데도, 아버지는 후견인 역할을 놓지 않았다. 스피어스는 돈 버는 기계로 전락했고, 아버지와 그의 사람들은 지갑을 불려나갔다. 스피어스의 비참한 상황을 알게 된 팬들이 항의 시위에 나서며 스피어스의 불우한 삶은 사회 이슈가 됐다.

※시청 포인트: 최근 화제와 논란이 됐던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후견인 제도에 대한 정확한 정리!

⑤‘라우디스트 보이스’(왓챠)

'라우디스트 보이스'. 왓챠 제공

미국 뉴스전문 채널 폭스뉴스는 시장 후발 주자다. CNN이나 MSNBC보다 늦게 설립됐다. 출발은 늦었지만 성장 속도는 빨랐다. 시청률 1위 CNN을 따라잡고 정상에 올랐다. 면밀한 공정보도와 깊이 있는 탐사보도로 시청자를 사로잡았을까. 아니다. 노골적인 편향성과 선정성으로 적은 인력을 투입하고도 시장을 장악했다.

폭스뉴스를 정상으로 끌어올린 이는 로저 에일스(러셀 크로우)다. 우파 추종자인 그는 공화당 지지자들만 타깃으로 잡았다. 민주당 쪽까지 구애하려 해선 확실한 시청자층을 확보할 수 없다는 계산이었다.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 반영된 전략이기도 했다. 에일스는 승승장구하며 정치권 막후실세 역할까지 했다. 하지만 말로는 비참하고 초라했다. 성폭력 등 부적절한 언행이 폭로되면서 몰락의 길에 접어들었다.

※시청 포인트: 미국 정치와 방송의 상관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유익하다.

⑥‘나의 눈부신 친구’(왓챠)

'나의 눈부신 친구'. HBO 제공

두 친구는 이탈리아 나폴리 변두리에서 자란다. 레누는 릴라보다 집안 형편이 좀 낫다. 레누가 영재라면 릴라는 천재다. 레누가 읽는 것만으로 우쭐할 때, 릴라는 글까지 쓱쓱 쓰고 그림까지 잘 그린다. 영특한 두 사람은 서로 질투하면서도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레누는 어머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상급학교로 진학하지만, 릴라는 학업을 중도 포기한다. 언제나 같은 길을 걸을 듯했던 두 사람의 인생 행로는 급격히 달라진다.

성인이 되어서도 레누와 릴라는 서로를 부러워하면서 때로는 서로를 위로하며 세상을 살아간다. 서로에게 눈부신 친구이지만 매번 보고 싶은 친구가 될 수는 없다. 삶의 환경이 확연히 달라지면서 다투고 갈등하며 마음의 거리가 멀어진다. 하지만 자석 같은 끌림이 증오보다 더 강하다. 둘의 부침 심한 우정은 아름답고도 가슴 아프다.

※시청 포인트: 두 여성의 각별한 우정으로 이탈리아 나폴리의 전후 풍광을 복원한다.

⑦‘코민스키 메소드’ 시즌3(넷플릭스)

'코민스키 메소드' 시즌3. 넷플릭스 제공

한때 좀 잘 나갔던 배우다. 세월은 무심하다. 늙고 병들었다. 배역은 좀체 주어지지 않고, 연기학교를 운영하며 생계를 유지한다. 마음은 그래도 청춘. 나이 상관 없이 이성만 보면 가슴이 떨린다. 매니저로 인연을 맺어 둘도 없는 친구가 된 노먼 뉴랜더(앨런 아킨)가 있어 삶이 든든하다. 하지만 친구라고 세월을 이길 수 없다. 샌디 코민스키(마이클 더글러스) 곁을 영영 떠난다.

절망에 빠질 새도 없이 샌디의 인생은 여전히 번잡하다. 슬프고 괴롭고 즐거우며 유쾌하면서도 피곤하다. 노먼이 거액의 돈을 남겼으나 노인과 결혼하려는 딸에게 거액을 마냥 주기는 꺼려진다. 보기만 하면 으르렁대는 전 부인을 자주 보게 됐는데, 괜스레 사랑스럽다. 뜻하지 않게 영화 주연을 맡을 가능성이 생겼다. 삶은 지속되는 한 살아볼 가치가 있는 걸까.

※시청 포인트: 삶의 페이소스를 담은 유쾌하고도 경쾌한 코미디.

⑧‘러브, 데스+로봇’ 시즌2(넷플릭스)

'러브, 데스+로봇' 시즌2. 넷플릭스 제공

사람은 숨만 쉬어도 된다. 로봇이 다 알아서 한다. 부지런한 사람은 자신의 몸매 관리에만 시간을 다 투자해도 될 정도로 할 일이 없다. 로봇이 모든 일을 처리하면 만사 오케이일까. 하지만 기계만능 세상이 매번 유토피아가 될 수는 없다. 완벽하게 집을 치우는 청소로봇이 살인 기계로 돌변할 수도 있다. 인간에게 반란을 일으키는 기계만이 문제는 아니다. 과학과 의학기술이 발달해 인간이 영생을 누릴 수 있다면, 세상은 행복해질 수 있을까. 출산이 사회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기발한 상상력에 수려한 애니메이션이 결합한 단편이 지루할 틈 없이 펼쳐진다.

※시청 포인트: SF는 언제나 흥미롭다. 표현이 자유로운 애니메이션은 SF에 제격이다.

⑨‘이멜다 마르코스: 사랑의 영부인’(왓챠)

'이멜다 마르코스: 사랑의 영부인'. 왓챠 제공

남편 페르난드 마르코스(1917~1989)는 필리핀 독재자로 악명 높다. 남편이 시민 혁명으로 정권에서 축출된 지 30년이 넘었다. 명품 신발 3,000켤레를 보유해 화제가 됐던 마르코스의 아내 이멜다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망명지에서 외로운 말년을 보내고 있으리라 추측할 사람이 많을 듯한데, 현실은 정반대. 이멜다는 막강한 금력을 바탕으로 필리핀 정치권을 여전히 주무르고 있다. 장남 봉봉은 유력한 대선 후보 중 하나로 종종 꼽힌다. 민주화 혁명 이후 필리핀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멜다가 여전히 권세와 부귀를 누리는 요인은 무엇일까. 민주주의는 시민이 정성 들여 가꾸지 않으면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허약한 제도임을 다큐멘터리는 웅변한다.

※시청 포인트: 권력에 대한 끝없는 탐욕만으로도 고개가 절래 절래.

⑩‘홀스턴’(넷플릭스)

미니시리즈 '홀스턴'. 넷플릭스 제공

로이 홀스턴(이완 맥그리거)은 야심 많은 패션디자이너다. 타고난 재능이 있다. 하지만 기회를 잡기는 도통 힘들다. 사력을 다해 기회를 만들고 천재성을 바탕으로 패션계 거물이 된다. 돈을 셀 수 없이 벌어도 욕망은 채워지지 않는다. 성정체성을 드러낼 수도 없다. 패션을 장사로만 보는 투자자들에 맞서 싸우기도 해야 한다. 홀스턴의 인생은 굴곡지다.

홀스턴의 삶을 지탱하는 기둥은 패션과 우정과 사랑이다. 패션에 대한 열정을 에너지로 삼고, 유명 배우 라이자 미넬리와의 우정으로 위안을 받는다. 여러 연인과의 사랑은 일종의 도피처다. 패션과 사랑은 종종 그의 몸과 마음을 갉아먹는다. 홀스턴은 위태로운 삶을 이어가다가 급작스러운 파국과 마주하게 된다.

※시청 포인트: 셀럽의 사생활을 들추고, 패션 세계를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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