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외국인 순매수…주가도 소폭 회복
파운드리 호황 기대감, 삼전 본격 수익 확보
D램 경기는 미미…증권가, 목표주가 줄하향
반도체 업황 둔화 등을 이유로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팔아치웠던 외국인 투자자가 이달 들어 순매수 하고 있다. 장기간 눌려 있던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9개월간 내리 매도한 외국인, 9월 들어 순매수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7일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1조1,347억 원(1,475만 주) 순매수했다. 월별로 보면 매수 우위를 기록한 건 지난해 11월 1조4,366억 원(2,371만 주) 순매수한 이후 10개월 만이다.
'10만 전자'(삼성전자 주가 10만 원대) 기대감에 주가도 고공행진하는 듯했지만, 연초 들어 주가 상승에 제동이 걸렸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 전망이 사그라지면서 외국인이 9개월간 내리 매도 우위를 보인 게 직격탄이 됐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달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둔화될 거란 우려에 월간 기준 사상 최대인 6조4,696억 원(8,611만 주)을 순매도했다. 그 결과 외국인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지난해 말 55.73%에서 지난달 말 51.61%까지 뚝 떨어졌다.
파운드리 호황 기대감…삼전 주가도 소폭 회복
하지만 최근 외국인 투자자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 주가도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7만 원 초반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7만7,200원(17일 종가 기준)까지 올랐다.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 중 하나인 파운드리(위탁생산)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파운드리 업계는 주문을 다 소화하지 못할 만큼 초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도 2017년 파운드리 사업부 분리 이후 처음으로 올해 하반기 파운드리 공급가격을 15~20%가량 올릴 전망이다. 덕분에 3분기부터 비메모리 분야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점쳐진다. 2분기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영업이익은 1,000억~2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되는데, 3분기엔 7,000억 원, 4분기엔 1조 원까지 뛸 거란 전망(유진투자증권)이 나온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파운드리 판가 인상이 3분기 실적에 본격 반영되면 비메모리 사업 실적 기대감이 재차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전, D램 비중 압도적…목표주가는 줄하향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하나금융투자는 "메모리와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이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예상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5조2,000억 원에서 15조7,000억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유진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16조 원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의 과도한 D램 편중 구조 탓에, D램 업황 고점 논란이 완전히 사그라들지 않는 한 '9만 전자' 복귀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이익에서 비메모리 비중은 8% 남짓에 불과했다. 이런 이유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하향하는 증권사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은 D램 가격에 대한 우려를 반영해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종전 11만5,000원에서 10만 원으로 내렸다. IBK투자증권은 11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내린 상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대 이상의 실적은 삼성전자에 있어서는 일종의 기본 옵션이다. 실적이 좋다는 것이 주가 상승의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얘기"라며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전략적 변화 및 인수·합병(MA) 행보가 뒷받침되거나, D램 현물가의 안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내년 상반기부턴 다시 메모리 경기가 상승세로 돌아설 거란 전망도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부품의 공급 부족 이슈 해소, 인텔의 서버용 신규 CPU 출시, 차세대 D램인 DDR5 양산에 따른 공급 감소 효과 등이 맞물리는 내년 2분기를 기점으로 D램 수급이 개선되고, 2분기부터 고정가격도 상승 반전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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