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던 ‘타격왕=강백호’ 구도가 갑자기 흔들리고 있다. 시즌 중반까지 ‘4할 타자’ 강백호(KT)의 타격왕은 떼어 놓은 당상으로 생각됐지만 9월 들어 강백호가 조금 주춤한 사이, 부상에서 돌아온 이정후(키움)가 맹타를 휘두르며 턱밑까지 추격하면서다.
16일 현재 강백호는 타율 0.373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시작 이후 한번도 타율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시즌 4할 달성’ 여부에만 관심이 쏠렸을 정도로 압도적인 타격을 자랑했다. 타율 2위는 이정후(0.362)로, 최근 부상에서 돌아와 방망이를 달구고 있다. 이들과 이 부문 3위 양의지(NCㆍ0.339)와는 다소 격차가 있다.
월별 타율 추이 (괄호안은 OPS)
4월 | 5월 | 6월 | 7월 | 8월 | 9월 | |
---|---|---|---|---|---|---|
강백호 | 0.407 (1.001) |
0.412 (1.171) |
0.401 (1.064) |
0.395 (1.032) |
0.380 (1.009) |
0.373 (0.870) |
이정후 | 0.269 (0.717) |
0.354 (1.220) |
0.341 (0.921) |
0.345 (0.968) |
0.348 (0.929) |
0.362 (1.256) |
올 시즌 강백호의 독주는 무서웠다. 초반부터 질주하더니 꾸준히 4할 타율을 유지했고 올림픽 휴식기 직후에도 기세는 이어졌다. 하지만 8월 17일을 마지막으로 4할 타율에서 내려온 뒤 소강 상태를 보였다. 8월 말~ 9월 초 다시 힘을 냈지만 이후 계속 하락세를 거듭하더니 9월 타율은 0.318에 그치고 있다. 시즌 내내 4할을 구가하던 강백호의 타격감을 고려하면 확실히 기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반면 이정후는 시즌 초반 슬럼프가 깊었다. 4월 월간 타율이 0.269에 그쳤다. 4월 한때 0.250대에 맴돈 적도 있었다. 하지만 5월부터 완전히 제 컨디션을 찾은 뒤 꾸준히 0.340~350대를 유지하며 올림픽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이정후, 2020 vs 2021
타율 (OPS) | 홈런 | 출루율 | 사사구 | |
---|---|---|---|---|
2021 | 0.363 (0.972) | 4개 (*시즌 5개 예상) |
0.448 | 58개 (*시즌 75개 예상) |
2020 | 0.333 (0.921) | 15개 | 0.397 | 63개 |
그런데 올림픽 이후엔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옆구리 부상으로 8월 17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는데 10일짜리 명단에 2번이나 오르고도 완쾌하지 못했다. 1군에 돌아온 것은 23일이나 지난 후였다. 그런데 복귀전이었던 지난 10일 KIA전에서 안타를 신고한 후 7경기에서 14안타를 몰아치며 복귀 후 타율 0.519로 맹타를 휘두르는 중이다. 특히 지난해보다 홈런은 줄어든 대신, 볼넷이 늘면서 출루율이 크게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2017년 신인왕 이정후와 2018년 신인왕 강백호. 이 둘은 매 시즌 타율 경쟁을 했는데 결과만 보면 이정후가 시즌 최종 타율에서 강백호보다 항상 조금씩 높았다. 2019년이 타율 경쟁의 백미인데 이정후가 0.3362로 4위, 강백호가 0.3356로 5위였다. 지난해에도 이정후가 0.333(6위), 강백호가 0.330(9위)으로 박빙이었다.
KT와 키움이 각각 37경기와 33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타율 0.011 차는 크다면 크고 적다면 적다. 결국 이번 추석 연휴가 타격왕 타이틀을 놓고 격돌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추석 연휴 동안 강백호는 NC와 KIA를, 이정후는 두산과 SSG를 상대한다. 강백호는 올시즌 KIA(0.432)와 NC(0.400)를 상대로 모두 강했고, 이정후 역시 두산전(0.372)과 SSG전(0.390)에서 시즌 타율을 훨씬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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