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언급 '초대형 핵탄두 생산' 관련성 주목
CNN "미국 당국자들도 인지하고 있다"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8, 9월 영변 핵시설 위성사진 분석 결과
북한이 영변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확장하는 정황이 담긴 위성사진이 공개됐다.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영변 핵시설 내 원자로와 폐연료봉 재처리 시설 가동 정황과 원심분리기 농축시설에서 냉각장치를 제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데 이어 새롭게 나온 사진이다. 확장공사가 사실일 경우 원심분리기 1,000개가 들어설 수 있을 만큼의 공간이다. 이와 관련, 미국 당국자들이 북한의 우라늄 증산 계획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와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가 위성사진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가 17일 전했다. 공개된 위성사진은 상업위성업체 맥사테크놀로지가 지난달 3일과 이달 1일, 14일에 촬영한 것이다. 우라늄 농축공장으로 알려진 건물은 알파벳 ‘U’자 형태로, 가운데 부분이 비어 있는 모습인데, 8월 3일까지만 해도 이 빈 부분은 나무가 심어져 있고 잔디가 깔린 공터였지만 9월 1일엔 나무 등이 제거되어 있다. 14일 사진에는 빈 공간의 바깥쪽 부분에 외벽이 생기면서 양쪽의 건물들과 연결돼 있었고, 비어 있던 공간에는 건축자재 등으로 보이는 물체들이 놓여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두 단체는 "공사가 이뤄지는 공간이 약 1,000m²"라며, "이는 1,000개의 원심분리기가 들어갈 수 있는 넓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심분리기 1,000개는 이 시설의 고농축 우라늄 생산 양을 25% 늘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은 블로그를 통해 이런 움직임은 북한이 '초대형 핵탄두 생산'을 추진할 것이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표와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도 북한이 영변의 우라늄 농축시설에서 냉각 장치를 제거했으며 그 목적은 아직 불분명하다고 이날 보도했다. 38노스는 8, 9월 찍힌 상업 위성사진 판독 결과를 토대로 농축 공장의 캐스케이드(연속 농축을 위해 원심분리기 다수를 연결한 설비) 홀 옆 별관 옥상에 있는 냉각 장치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일 사이에 제거됐다고 전했다. 38노스는 적절한 공기 조절과 시스템 냉각은 캐스케이드 홀 내부의 일정 온도 유지를 포함해 우라늄 농축 과정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냉각을 위한 다른 수단이 없다면 우라늄 농축 공장이 현재 가동 중일 것 같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냉각 장치가 교체 또는 재배치될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CNN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당국자들도 최근 우라늄 농축공장에서 이뤄진 활동을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국자들이 이런 상황 전개가 무기급 우라늄의 증산 계획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국방부, 국가정보국(DNI), 중앙정보국(CIA)은 모두 공식적인 답변을 거부했다고 CNN은 덧붙였다.
최근 영변 핵시설에선 우라늄 농축 공장과 관련된 움직임 외에도 다양한 모습들이 포착되고 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앞서 지난달 27일 발간한 북핵 관련 연례 총회 보고서에서 영변 핵시설 내 5MW(메가와트) 규모 원자로에서 7월 초부터 냉각수 방출을 포함한 가동 정황이 있었으며 2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약 5개월 동안 5MW 규모 원자로 근처에 있는 폐연료봉 재처리 시설인 방사화학연구소가 가동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그로시 총장은 또 13일 IAEA 정기 이사회 개막에 맞춰 공개한 성명을 통해 최근 영변 원심분리기 농축시설에서 냉각장치를 제거한 것으로 보인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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