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서 보던 '자율 발레파킹'…2027년쯤이면 체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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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서 보던 '자율 발레파킹'…2027년쯤이면 체감한다

입력
2021.09.25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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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한양대-컨트롤웍스-LG유플러스' 5G 자율주차 공개 시연 행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은 5G 자율 주행차 'A1(에이원)' 내부 모습. 연합뉴스

복잡한 시내로 차를 몰고 갈 때면 가장 먼저 주차 걱정이 앞선다. 이 번거로운 주차, 누가 대신해 줄 순 없을까. 통신업계 등에선 이르면 6~7년 뒤엔 영화에서나 보던 '자율 발레파킹'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내다본다. 말 그대로 사람이 차에서 내리면 차가 직접 주차장까지 이동해 지정된 공간으로 쏙 들어가는 것이다. 기술 구현을 위한 관건은 무엇일까.

"완전 자율주차 시연 세계 최초 성공"

자율 발레파킹에 필요한 기술은 이미 개발됐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2월 한양대 자동차전자제어연구실(에이스랩), 자율주행 솔루션 기업 컨트롤윅스와 손잡고 5세대(5G) 통신 기반의 '자율주차 기술'을 시연하는 데 성공했다.

마치 영화 예매시스템으로 빈자리를 찾는 것처럼, 운전자는 스마트폰 전용 응용소프트웨어(앱)로 근처 주차장을 검색한 뒤 빈자리만 찾아 클릭하면 끝. 운전자 명령을 받은 자동차는 스스로 800m를 5분 가량 이동해 지정된 주차공간으로 들어갔고, 그 즉시 운전자에겐 주차를 마쳤다는 알림이 전달됐다.

LG유플러스 모델이 서울시 상암 5G 자율주행 시범지구에서 모바일 앱으로 5G 자율주행차 'A1(에이원)'을 인근 주차장으로 보내는 모습. LG유플러스 제공

이는 아무런 통제 장치가 없는 일반도로와 공영주차장에서 자율주행과 자율주차 기술을 동시에 선보인 세계 첫 사례였다. 그렇다면 당장 상용화할 수는 없는 걸까.

기술 관건은 센서? "정답은 통신"

흔히 완전 무인 자율주차의 관건으로 각종 첨단 센서 개발을 첫손에 꼽겠지만, 실제로는 통신 인프라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 센서만으로는 자동차의 오감을 정교하게 만드는 데 한계가 뚜렷해서다. 하지만 모든 게 통신으로 연결되면 센서 성능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는 자율주행 기술 수준에 따라 자율주행 레벨을 5단계로 규정한다. 지금 기술은 운전자의 보조 역할을 하는 2단계 수준이다. 4단계부터는 특정 조건 아래 운전자 개입 없이 자율주행이 가능하고, 5단계는 완전한 무인 자율주행 단계다. 5G 자율주차는 단계 분류상 최정점에 있는 기술인 셈이다. 완전 자율주행은 사람이 차에 탄 상태에서 자율주행을 하는 경우라면, 완전 자율주차는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차가 알아서 주행과 주차까지 마치는 것이어서 개념상 차이는 있다.

완전 자율주차엔 다양한 정보기술(IT)이 녹아 있다. 기본적으로 자동차엔 라이다와 레이더 등 10여 개의 센서들이 장착된다. 가령 레이더는 강력한 전자기파를 발사해 그 전자기파가 대상 물체에서 반사돼 돌아오는 반향파를 통해 물체의 위치, 속도 등을 탐지한다. 자동차는 이들 센서를 통해 전·후·옆 차량의 차선변경과 갑작스러운 끼어들기에 대응한다.

실제 주차를 할 땐 주차 공간을 맞추기 위해 사람처럼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지 않는다. 한 번의 후진으로, 자로 잰 듯 완벽하게 '칼주차'를 해낸다. 이는 인공지능(AI) 덕분이다. 사전에 비어 있는 공간의 모습을 다양한 각도·채도로 학습한 AI는 주차장 폐쇄회로(CC)TV 화면을 보고 빈자리를 찾아내고, 주차를 위한 최적의 각도를 찾아내는 것이다.

자동차가 신호등·보행자와 직접 통신…"V2X 기술"

운전자가 지정한 주차장까지 차가 스스로 움직이려면 완전 자율주행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첨단 센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최고 성능 카메라 센서도 갑자기 비라도 쏟아지면 신호등 색깔을 오인할 수 있다. 현재 카메라 센서 정확도는 99%에 이르지만, 완벽한 수준은 아니어서 보조 수단 이상으로 사용하기 어렵다. 자율주행이 아무리 편해도 위험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상용화하긴 어렵다.

교통과학연구원 제공

'차량·사물 통신'(V2X·Vehicle to Everything) 기술은 이런 센서의 한계를 극복하게 해준다. 차량이 유·무선망으로 다른 차량, 도로 등 인프라가 구축된 사물과 정보를 교환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여기엔 차량 대 차량, 차량 대 기지국, 심지어 차량 대 보행자 등까지 포함된다.

예컨대 자율주행 센서는 신호등이 가까워지면 차량에 멈추라고 알려주는 수준에 그치지만, 자동차가 직접 신호등과 통신을 주고받으면 몇 초 뒤 신호가 바뀌니 지금부터 속도를 줄여야겠다는 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 LG유플러스가 시연할 때 사용된 자율주행차 역시 신호등과 V2X로 소통하면서 매 순간 주행 여부를 결정했다.

좀 더 발전하면 차량이 길 가는 보행자의 스마트폰과 직접 통신해 보행자의 위치는 물론, 헤드폰을 끼고 있는지 등까지 감지할 수 있다.

결국 완전 자율주차의 토대는 통신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5G 이동통신 시대가 열리면서 지연속도가 1ms(0.001초)로 단축돼 자율주행을 위한 통신 인프라는 마련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기술 완성만큼 사회적 합의도 중요"

그럼에도 여전히 갈길이 멀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완벽한 V2X 실현을 위한 다양한 인프라 구축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완전 자율주차가 가능하려면 cm급의 '정밀지도' 데이터를 자율주행차에 전달하는 플랫폼도 갖춰져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사회를 구현하려면 사실 기술 개발보다 더 중요한 건 누가 정보를 구축하느냐에서부터 활용 범위 등을 포함한 사회적인 합의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V2X 기술의 현실화. 교통과학연구원 제공

가장 중요한 통신기술 표준도 마련돼야 한다. 현재 V2X 통신기술은 5G와 같은 이동통신(셀룰러) 기반의 C-V2X와 와이파이 기술에서 파생된 V2X(802.11p 기반) 기술로 구분된다. 현재 정부는 이 두 가지 기술 중 어떤 걸 표준으로 삼을지를 두고 실증 연구를 수행하는 중인데, 대략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V2X 기술의 표준이 정해지고 완전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한 정부의 연구개발이 끝나는 2027년부터 완전 자율주차 기술이 대중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동차가 모든 도로 인프라와 실시간 소통하면서 스스로 주행하고, 통신으로 전달받은 주차장 정밀지도를 갖고 자율주차를 하는 시대가 온다는 얘기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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