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봐주지 말고" 애인 지시에 8세 아들 때려죽인 친모 징역 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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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주지 말고" 애인 지시에 8세 아들 때려죽인 친모 징역 15년

입력
2021.09.16 17:43
수정
2021.09.1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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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로 불리던 남친, 훈육 명목 학대 종용
남친 지시 따라 친모가 아이들 상습 폭행
1심 "학대 지시해" 남친에 징역 17년 선고
항소심 "실제 폭행, 친모가" 10년으로 감형

게티이미지뱅크


때리는 척 노노노, 절대 노노, 수건으로 몸통 사정 봐주지 말고 한번 때릴 때 최소 10방 이상씩, 아무 이유 없이 막 그냥.

2020년 3월 남자친구 B씨가 피해아동들의 친모 A씨에게 보낸 메시지

생활 습관을 바로잡겠다며 남자친구와 함께 상습적 폭행과 체벌을 가해 8세 아들을 숨지게 한 친모가 징역 15년을 확정받았다.

16일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친모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돼 2심에서 징역 10년이 선고된 남자친구 B씨에 대해서는 기존의 형법상 상해치사가 아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해 다시 재판하라며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남편과 별거 이후 아들 C(8)군과 딸 D(7)양을 홀로 키워오던 중, 2019년 7월 B씨를 만나 교제를 시작했다. B씨는 A씨의 자녀 학교 방문에도 동행하는 등 양육에 관여하기 시작했고, 아이들도 B씨를 ‘아빠’라고 부르며 따랐다.

그러나 2019년 말부터 이들은 ‘나쁜 습관을 고쳐야 한다’며 아이들에게 체벌을 가하기 시작됐다. B씨는 A씨의 집에 설치된 IP 카메라에 접속할 수 있는 아이디 등을 받아, 아이들의 모습을 수시로 감시했다. 아이들의 모습을 원격으로 지켜보던 B씨는 ‘애들이 싸웠다’ ‘정리를 안 했다’는 등의 이유로 A씨에게 연락해 체벌을 요구했고, 이에 A씨는 아들을 자, 빨래방망이, 빗자루 등으로 때렸다.

이듬해 봄부터는 폭행 수위가 더 심각해졌다. 2020년 3월 5일 B씨가 '지시를 어기고 낮잠을 잤다'며 체벌을 지시하자, A씨는 빨래 방망이와 손 등을 이용해 20분 넘도록 C군을 때렸다. 아이의 얼굴과 손이 검게 멍들 정도였다. 이후에도 B씨는 멍을 빼야 한다면서 아이에게 줄넘기를 시키고, 별다른 이유 없이 체벌을 지시하는 등 비상식적인 훈육을 요구했고 A씨도 이에 동조했다. 수일간 지속된 학대에 결국 아이는 같은 달 12일 세상을 떠났다. D양 역시 지속적인 학대와 폭력에 시달렸다.

게티이미지뱅크

1심은 “A씨는 장기간에 걸쳐 피해 아동들을 빨래 방망이 곳곳에 피가 묻어날 정도로 강하게 수십여 대를 때리는 등 학대했다”면서 “아이들은 육체적 고통은 물론이고 친어머니에 대한 배신감과 정신적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며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B씨에 대해서는 “훈육을 도와준다며 학대를 지시하거나 종용했고 그 때문에 A씨가 학대를 하게 돼 죄책이 더 무거운 측면이 있음에도, B씨는 책임을 회피하거나 전가하려는 태도만을 보이고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친모보다 형량이 더 무거운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A씨에 대한 1심 판단은 유지하면서도, B씨에겐 대폭 감형된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B씨의 지시와 종용으로 학대 행위가 시작됐다"면서도 "실제 학대 행위는 주로 A씨의 직접적이고 신체적인 폭력행위로 이뤄졌으며, 세상 어느 누구보다 우선적으로 피해 아동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책무가 있는 건 A씨”라면서 B씨의 죄책이 A씨보다 덜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A씨에 대한 원심을 유지하면서도 B씨에게 상해치사죄를 적용한 1·2심과 달리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B씨는 피해 아동의 ‘보호자’는 아니지만 A씨의 아동학대치사 범행의 공동정범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상해치사죄 법정형은 3년 이상 유기징역인 반면, 아동학대치사죄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형량 시작점이 더 높다. 이에 따라 파기환송심에서 B씨의 형량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최나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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