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미술관 유치 타당성 분석 착수
딱딱하던 터미널이 거대한 예술공간으로
공항이 여행의 출발지나 도착지, 혹은 경유지처럼 잠깐 스쳐 지나가는 곳이 아닌 머무르는 곳이 될 수 있을까. 인천공항이 터미널에 문화예술, 비즈니스, 쇼핑 기능을 강화해 '머무르는 공항'으로의 변신에 나섰다.
국내외 유명작가 작품들로 채운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아트포트(Art Airport·예술공항)'를 선보였던 인천공항은 미술산업 기본 인프라인 '미술품 수장고'을 비롯해 갤러리·경매·미술관·아트페어(미술시장) 등을 유치해 문화예술공항 구현에 나선다.
미술관 유치 타당성 분석 착수
인천공항공사는 프랑스 파리 퐁피두 현대미술관과 오르세 미술관, 루이비통재단 미술관 등 세계적 미술관 유치를 위해 타당성 분석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은 유럽 유명 미술시장인 영국의 프리즈 아트페어, 스위스의 아트 바젤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 등과 함께 국제 음악 축제를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야외 기획전시 등 공항을 중심으로 한 사업을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 아트페어와 뮤직 페스티벌 등 글로벌 이벤트 유치, 아트센터와 테마파크 등 문화예술 랜드마크 개발을 진행한다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욱 인천공항 사장은 이를 위해 4월 주한 프랑스 대사관저에서 열린 한국·프랑스 문화예술 교육 협력 행사에서 필립 르포르 주한 프랑스 대사 등과 미술관 유치를 비롯해 피카소, 마네 등의 작품을 공항에서 전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터미널이 문화예술 공간으로
공항 이용객을 위한 공연과 전시, 체험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도 가속화하고 있다. 6월 탑승동에 기획전시관(264㎡), 전통문화체험관(130㎡) 등을 갖춘 인천공항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3월에는 1터미널 동편 입국장에 조선 왕실 보자기, 나전칠기 등 전통문화를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를 국립고궁박물관과 함께 선보였다. 전통문화체험센터와 한국문화거리, 복합문화테마휴게공간, 미디어타워 등도 여객터미널과 탑승동에서 운영 중이다.
인천공항은 작은 미술관과 박물관이기도 하다. 프랑스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자비에 베이앙의 작품 '그레이트 모빌(Great Mobile)'이 2터미널에 설치돼 있는 등 여객터미널 안팎을 23점의 예술품이 채우고 있다. 복제 유물 50점과 고가구 24점도 소장하고 있다.
공공예술 프로젝트와 각종 전시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염원을 담은 그래피티 아트를 지난해 8월부터 1터미널 공사용 가설 칸막이를 활용해 전시 중이다. 부천판타스틱영화제, 프랑스 대사관과의 협업을 통해 가상여행을 주제로 한 체험형 가상현실(VR) 전시,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재 특별전, 한국문화유산 디지털 홍보관 전시 등이 인천공항에서 이뤄졌다. 지난해 방탄소년단(BTS) 빌보드 뮤직 어워드 특별영상이 인천공항에서 촬영되기도 했다.
쇼핑과 숙박도 한번에
한국문화와 결합한 문화예술 체험시설, 쇼핑시설, 호텔 등을 갖춘 랜드마크 복합단지를 조성해 내외국인 관광객도 유치한다.
공항공사는 약 38만㎡ 규모 1터미널 장기주차장을 지하화한 뒤 해당 부지에 문화예술 체험시설과 쇼핑시설, 식음시설, 호텔, 비즈니스 시설 등을 짓는 랜드마크 복합단지 사업을 위해 개발계획 수립과 사업성 분석 용역을 추진 중이다. 올해 말까지 투자계획 등 개발계획 초안을 수립하고 내년부터 대정부 협의, 파트너사 유치에 나설 예정이다.
공항공사는 랜드마크 복합단지가 조성되면 공항 인근 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 등과 연계해 외국인 관광객과 환승객뿐만 아니라 내국인 관광객 유치에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천공항 인근에선 국내 최대 규모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 1단계 건설 공사도 2023년 6월 개장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북미 최대 카지노 복합리조트 운영기업인 MGE가 추진하는 이 사업은 다목적 공연장과 호텔, 외국인 전용 카지노, 컨벤션센터 등을 짓는 1단계 사업에만 1조5,000억 원이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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