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탄소중립 시나리오 무리수"… 쏟아지는 반대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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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탄소중립 시나리오 무리수"… 쏟아지는 반대 목소리

입력
2021.09.1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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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산업계, 농축산업계 모두 반발
탄중위, 10월 말쯤 최종 시나리오 완성

문재인 대통령이 2030년 탄소저감 목표를 35%에서 40%로 상향 조정하라고 독려하고 있는 가운데(문 대통령, 그린리더십 속도 낸다), 정작 산업계 등에서는 정부의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비판적 의견을 쏟아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탄소중립 관련 관계부처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청와대 제공

탄소중립위원회(탄중위)는 15일 그간 진행한 각계 의견 수렴 결과를 공개했다. 탄중위는 지난달 5일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공개한 이후 약 한 달간 산업계, 노동계, 청년시민사회 단체 등과 간담회를 진행해왔다. 이날 공개된 의견들을 보면 탄소중립이 결코 쉽지 않은 과제임이 드러났다.

노동계 "잉여인력 생기면 신규 채용 안 된다"

노동계는 '고용 안정'을 가장 강력히 요구했다. 비중이 줄어들 화력발전은 대표적이다. 한국서부발전노동조합은 "발전설비를 폐지하는 과정에서 잉여인력이 발생할 경우 신입사원을 채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발전 및 협력사 노동자 고용 안정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도 "수요가 줄어드는 분야는 재직자 전환교육, 훈련 등을 통해 고용 안정과 직무 전환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발전사업에 대한 보상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국남동발전은 "강도 높은 기후·대기 정책으로 발전사 경영 부담이 심화되고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데 시나리오에는 구체적인 보상 방안이 나와 있지 않다"며 "독일 등 외국 사례를 기반으로 국내 현실에 맞는 단계적 보상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산업계 "재생에너지 70%? 현실성 없다"

산업계는 시나리오의 현실성을 따지고 들었다. GS, 포스코 등이 가입해 있는 민간발전협회는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현재 6%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하위권이고, 기후·지형 등도 재생에너지 확대에 불리하다"며 "70.8% 수준으로 확대가 정말 가능한지, 명확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수력원자력 또한 "신재생 일변도의 에너지믹스(전력발생원의 구성비)를 전환해 원전 9기를 '9기+α'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수소 에너지 대량 수입 방안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었다. 탄중위 시나리오에는 '2050년 필요한 수소의 80% 정도를 해외에서 수입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SK E&S는 "미래에 중요한 에너지 자원인 수소에너지를 해외 수입에만 의존하면 국가 에너지 자립도를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게티이미지뱅크


농축산업계 "소고기 안 먹으면 우린 어쩌나"

농축산업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탄중위는 시나리오에서 농축산분야 온실가스 감축 방안으로 식단 변화, 대체가공식품 확대를 제시했다. 소고기 등 육식이 늘면서 탄소 배출이 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농축산계에는 당연히 불편한 얘기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농림축산식품부가 해당 산업의 성장에 반하는 대체산업을 직접적으로 육성하는 건 부처의 존재 의미에 반한다"며 "자칫 농업·농촌 정책 전반에 대한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탄중위는 각계에서 수렴한 의견과 만 15세 이상 시민 500명으로 구성된 탄소중립시민회의에서의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내달 말까지 시나리오 최종안을 만든다. 탄중위 관계자는 "다양한 의견이 많이 나와서 시나리오 수정 작업에 속도를 내려 한다"면서도 "시나리오는 부처별 로드맵 마련을 위한 가이드라인일 뿐이라 구체적인 이행 방안 등은 해당 로드맵에 담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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