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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핵전쟁 일으킬라” 중국과 통화까지 하며 막았던 미국 합참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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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핵전쟁 일으킬라” 중국과 통화까지 하며 막았던 미국 합참의장

입력
2021.09.15 14:15
수정
2021.09.15 16:5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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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워드 새 저서 '위기' 트럼프 말기 혼란 폭로
밀리, 중국 합참의장과 2번 통화해 전쟁 방지

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이 7월 21일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미군 철수 이후 아프가니스탄 상황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이 7월 21일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미군 철수 이후 아프가니스탄 상황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리 장군, 저는 미국 정부가 안정적이고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고 당신에게 확신을 주고 싶습니다. 우리는 당신네를 공격하거나 어떤 움직이는 작전도 수행하지 않을 것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미군 최고위 지휘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마크 밀리 합참의장. 그는 지난해 10월 30일 중국 합참의장인 리줘청 장군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해야 했다. 당시는 11ㆍ3 미국 대선을 나흘 앞둔 시점이었다. 그가 전화를 건 이유는 ‘미국이 중국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중국이 믿고 있음을 암시하는 정보를 검토한 뒤였다. 중국을 안심시켜 전쟁을 막아야겠다는 판단이었던 셈이다.

“리 장군, 당신과 나는 5년 동안 알고 지냈습니다. 우리가 공격한다면 내가 미리 전화를 할게요. 놀라게 하지 않을 겁니다.” 밀리 의장은 이런 말까지 하며 리 의장을 설득했지만 중국 측은 쉽게 수용하지 못했다고 한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현지시간) 보도한 WP 부편집인 밥 우드워드와 로버트 코스타 기자의 저서 ‘위기(Peril)’의 한 대목이다. 당시 미군의 남중국해 군사훈련, 트럼프 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호전적인 언사 등으로 중국이 미국의 군사 공격을 경계하고 있었다는 게 저자들의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당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 11일 워싱턴 백악관 인근 인종차별 반대시위대를 강제 해산한 후 인근 세인트 존스 교회로 걸어가는 길에 마크 밀리(오른쪽) 합창의장, 마크 에스퍼(가운데) 국방장관이 동행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당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 11일 워싱턴 백악관 인근 인종차별 반대시위대를 강제 해산한 후 인근 세인트 존스 교회로 걸어가는 길에 마크 밀리(오른쪽) 합창의장, 마크 에스퍼(가운데) 국방장관이 동행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실제로 밀리 의장은 지난 1월 8일 리 의장과 두 번째 통화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워싱턴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1월 6일) 이틀 후였다. 이날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밀리 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트럼프 대통령의 핵공격 지시 가능성을 우려했던 날이기도 하다. 대선 패배에 불복하고 정권 이양을 거부하던 트럼프 대통령의 심경이 불안정하다는 지적이 나오던 시기였다.

WP는 밀리 의장이 이날 중국 등 동아시아를 관장하는 인도태평양사령부에 연락해 군사훈련 연기를 권고했다고 전했다. 고위 간부회의에서는 핵무기 발사 절차를 검토하며 ‘대통령도 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나도 관여해야 한다’는 식의 핵전쟁 방지 안전장치도 마련해뒀다. 결국 같은 달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핵무기 발사를 지시할 수 있는 핵가방을 가져가는 바람에 소동이 일기도 했지만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상황은 안정됐다.

책에는 또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말기 상황,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비화, 아프가니스탄 철군 결정 뒷얘기 등도 담겼다.

1972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스캔들 특종 기자인 우드워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인터뷰, 취재 등을 토대로 2018년 ‘공포(Fear)’, 2020년 ‘격노(Rage)’를 펴냈다. ‘위기’는 세 번째 책이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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