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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이 벼슬이냐?" 폭언 시달린 직원...경기도노동센터가 구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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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이 벼슬이냐?" 폭언 시달린 직원...경기도노동센터가 구해줬다

입력
2021.09.15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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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부서이동 당하고 스트레스에 하혈
센터 "부당행위 참지말고 신고해 달라"
센터와 96명의 마을노무사가 상시 도움

경기도 노동권익센터. 사진은 2019년 개소식 모습. 경기도 제공

경기도 노동권익센터. 사진은 2019년 개소식 모습. 경기도 제공

“임신이 벼슬이냐?”는 폭언을 듣는 등 직장 내 괴롭힘으로 퇴사를 고민하던 경기도내 한 여성 노동자가 경기도 노동권익센터의 도움으로 자신의 권리를 찾게 됐다.

15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남부 지역에서 IT 업종 중견기업 사무직으로 일 해 왔던 30대 여성 노동자 A씨는 최근 임신 이후 회사로부터 심각한 직장 내 괴롭힘을 겪어야 했다.

선임으로부터 아무런 인수인계도 없이 연관성이 전혀 없는 곳으로 부서이동을 당했고, 개인 연차를 이용해 신혼여행을 다녀오게 하는 것은 물론, 복귀 후에는 한동안 저녁 9시~11시 야근이 다반사였다.

특히 임신한 몸으로 전문 분야도 아닌 업무를 세부 프로세스도 모른 채 감내해야 하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 하루는 임신한 배가 너무 아파 단축시간인 오후 4시에 퇴근을 하려는데 회사 대표로부터 “만약 업무에 문제가 발생하면 함께 갈 수 없는 사람으로 알겠다”는 해고성 문자까지 받게 됐다.

A씨는 “임신한 상태가 아니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데 지금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하소연하고, 인사부서에 전환 배치를 요청했으나 “다른 부서에 가서도 힘들면 부서이동을 요청 할 것이냐?”고 핀잔만 받았다.

이후 부서이동을 재차 요구하자 회사 대표는 “징계위원회를 열 수 있다”고 협박하며, 심지어는 “급여를 받으면 그만한 일을 해야 한다. 임신이 벼슬이냐?”라는 폭언까지 늘어놓았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던 A씨는 예기치 않은 하혈로 긴급히 병원을 찾았고, “태반위치 불안정, 조기양수파열 등으로 입원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료 권고를 받게 됐다.

이후 개인 연차를 내고 이틀간 입원 치료를 받는 일도 있었다. 급기야 A씨는 아이를 지켜야겠다는 각오로 퇴사를 고민하게 됐다.

A씨의 근심을 덜어 준 것은 ‘경기도 노동권익센터’였다. 센터는 전후사정을 듣고 출산을 앞둔 만큼, 우선 안심을 시키고 무급휴직을 신청토록 제안했다.

또 주거지 근처 경기도마을노무사를 통해 권리구제를 지원, 회사 측에 근로기준법 제74조(임산부의 보호)에 따른 ‘근로시간단축 및 경미한 근로시간 필요’ 규정을 들어 법령 준수 등 사측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센터의 이 같은 전 방위적 노력에 회사는 결국 권고를 받아들였고, 마침내 A씨는 퇴직 걱정 없이 출산일까지 안심하고 휴직을 할 수 있게 됐다.

A씨는 “경기도노동권익센터가 아니었으면 직장이나 아이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다”면서 “출산 이후 육아휴직도 아직은 조금 걱정이 되지만 노동권익센터와 협의해 간다면 잘 될 거라 희망 한다”고 말했다.

이태진 노동권익과장은 “상대적으로 여성노동자들은 부당한 괴롭힘에도 참고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경기도노동권익센터와 96명의 마을노무사를 믿고 부당행위를 적극 신고하는 용기를 내 달라”고 당부했다.

노동권 상담·교육이 필요한 도민은 경기도노동권익센터 홈페이지(www.labor.gg.go.kr)를 참조하거나 센터(031-8030-4541)에 문의하면 된다.

이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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