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통화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먼저 제안
시 주석 "중국에 덜 강경한 어조 취해 달라"
내달 G20회의서 두 정상 만남 성사 불투명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대면 정상회담을 제안했으나 시 주석이 반응을 보이지 않아 무산됐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시간) 전했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한 FT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일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전화 통화에서 ‘미중 관계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직접 만나 정상회담을 열자는 제안을 건넸다. 하지만 시 주석은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서는 확답하지 않고, 그 대신 ‘미국이 중국에 대해 덜 강경한 어조를 취해 달라’고 요구했다. 소식통은 FT에 “두 정상이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신장위구르 자치구와 홍콩 등에서 벌어지는 인권 탄압, 대만 문제 등을 비판하며 대(對)중국 강경 노선을 취해왔다. 이에 맞서 중국은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핵심 이익’에 간섭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FT는 “이 통화로 미 정부 관계자들은 베이징이 계속 워싱턴을 향한 강경 노선을 유지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고 전했다.
다만 다른 인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비록 정상회담을 먼저 제안하긴 했으나, 중국의 즉각적인 반응을 기대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익명의 미국 정부 관계자는 FT에 “백악관은 시 주석이 정상회담 제안에 응하지 않은 이유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고 귀띔했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지난해 1월 미얀마 방문 이후로는 중국 밖으로 나가지 않고 있다.
이번 통화 결과에 비춰 다음 달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이 만날 확률도 더욱 낮아졌다. 다만 두 정상이 G20 정상회의를 전후로 화상회담을 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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