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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 "군, 피해자에 책임 떠넘기는 못된 버릇 못 고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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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 "군, 피해자에 책임 떠넘기는 못된 버릇 못 고쳤다"

입력
2021.09.09 10:00
수정
2021.09.0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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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감찬함 해군 정모 일병 사건 공개한 임태훈 소장
"군 수뇌부, 가혹행위와 사망 인과관계 인정 안 해"
"말 맞추기식 은폐 의혹... 군사경찰 대응 안일"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해군 강감찬함 정 일병 사망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해군 강감찬함 정 일병 사망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8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 전날 공개한 강감찬함 정모 일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군이 여전히 가해자 편을 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군인권센터는 7일 정 일병이 해군 강감찬함에서 선임병들에게 구타와 폭언, 집단 따돌림을 당했으며 이로 인해 6월 18일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공개했다. 정 일병은 전입 직후 부친 병 간호를 위해 휴가를 갔다가 복귀 후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소장은 이 사건 대응에 일차적으로 함장이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2차 가해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그는 "배라는 공간은 다 좁기 때문에 거기서 부서이동해도 다 마주치게 돼 있는데, 하선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또 "군사경찰에다 사건을 고소하게끔 하거나 또는 신고해야 되는데, (함장이) 그런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피해자, 가해자를 그렇게 한 자리에 모아놓고 사과하라는 식으로 얘기했는데 명백한 2차 가해"라고 말했다.

군 수뇌부의 미온적 대응도 비판의 대상이다. 임 소장은 "군 수뇌부는 정 일병의 사망과 가혹행위 간의 인과 관계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우선 "형법상 처벌해야 하는 사건을 군기지도위원회에 회부했다는 것 자체가 봐주기식 행태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군이 여전히 가해자 편을 들고 자기 지휘책임이 문제가 될까봐 면피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군이 피해자의 핸드폰 포렌식을 통해서 과거 정신병원에 다닌 정신과 진료를 받은 것을 언급하고 있는데, 정 일병은 작년에 신체와 정신 모두 건강하다고 판단해서 현역병으로 입영했다"며 "군이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과거의 못된 버릇을 못 고쳤다"고 비판했다.

군사 경찰에 대해서도 "사람이 죽었기 때문에 긴급체포해서 강제수사로 전환해야 하는데 안일하게 대응하는 것 같다"며 "가해자들이 가혹행위를 부인하고 있고, 사건을 축소 무마하기 위해서 자기들이 한 행위에 대해서 입맞추기식 사건 은폐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D.P' 현실과 다르다는 서욱, 현실 너무 모른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8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욱 국방부 장관이 8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 소장은 정 일병 유족의 고통도 전했다. 그는 "아버님 같은 경우 자기 병간호 하러 안 나왔다면 이런 불의의 사고는 당하지 않았을까라는 자기 원망을 하고 있다"며 "사무치는 한을 어떻게 국가가 풀어줄지에 대해서 심도 있게 대통령께서 들여다보셔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임 소장은 서욱 국방부 장관이 이날 군탈체포조를 소재로 군의 부조리를 다룬 웹툰 원작 넷플릭스 드라마 'D.P'를 두고 "현실과 다르다"며 "드라마를 위해 극화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현실을 너무 모른다"고 비판했다.

그는 앞서 8월에 알려진 성추행 피해 해군 중사 사망사건을 함께 언급하며 "이 사건도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비밀로 해달라고 했는데, 이것을 가해자로부터 보호해 달라는 뜻이 아니라 수사 당국과 지휘계통에 얘기하지 말아 달라는 것으로 곡해해서 자기 조직을 방어하는 식으로 대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들은 여전히 군을 D.P.를 통해서 볼 수밖에 없다"며 "2020년, 2021년 구타 가혹행위 양태들을 보면 전혀 바뀌지 않고 현재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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