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중립과 수소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국내 대표 기업들의 자율 협의체 ‘코리아 H2(수소) 비즈니스 서밋(이하 H2 서밋)’이 8일 공식 출범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 10여 명이 '수소 깃발' 아래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수소 생태계를 주도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현대차, SK, 포스코그룹 등 모두 15개 회원사로 구성된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은 이날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향후 조직 운영방식, 목표, 역할 등을 논의했다. 총회에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H2 서밋 공동의장사는 초기 멤버인 현대차, SK, 포스코 3개 그룹이 맡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이 첫 번째 간사로 선정됐다. H2 서밋은 앞으로 매년 9월 총회를 열고 관련 현안과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정기모임을 통해 △기술 △정책 △글로벌 협력 등 3개 분과 협력과제를 논의하고, 매년 상반기 국내외 투자금융사를 대상으로 투자도 유치할 계획이다.
협의체 출범의 ‘일등 공신’으로 꼽히는 정의선 회장은 이날 “H2 서밋이 개별 기업의 경쟁력뿐 아니라 기업, 정책, 금융을 하나로 움직이는 역할을 해 수소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리딩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수소 산업은 기후 대응뿐 아니라 한국의 새 성장동력”이라며 협의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며 관련 펀드 조성을 건의하기도 했다. 최정우 회장은 “이산화탄소(CO2)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환원제철을 상용화해 철강 제조 공정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2040년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한 신동빈 회장은 "롯데는 부생수소 생산과 암모니아 인프라 확대 등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반에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정원 회장은 "H2 서밋이 한국 수소경제 발전의 구심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기원했다.
이날은 특히 주요 대기업의 차세대 총수들이 총출동해 눈길을 끌었다. 대기업마다 수소에 미래를 걸고 있음을 시사하는 풍경이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은 “태양광 분야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친환경 수소 공급부터 압축, 운송, 충전 발전, 활용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갖춰 가고 있다”고 말했다.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은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활용 분야에서 포괄적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은 “계열사 인프라를 토대로 국내 기업들과 시너지를 발휘, 수소경제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외부 공식 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은 “소재 기술력으로 수소 솔루션 프로바이더가 되기 위한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회원사 대표들은 총회가 끝난 뒤 이날 개막한 ‘2021 수소모빌리티+쇼’ 전시장을 함께 둘러보며 수소산업의 신기술을 살폈다. 최태원 회장은 현대차의 수소전기 대형트럭 ‘엑시언트 퓨얼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성능과 인프라만 갖춰지면 디젤 트럭을 모두 대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에 정의선 회장은 “(3세대 연료전지시스템) 출력만 맞추게 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답했다.
전시장을 둘러본 뒤 조현상 부회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수소 협의체 결성은 당연하며 생존과 미래를 위해 꼭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각 사의 기술이 인상적이고 가능성이 많아 협업할 분야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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